[유통면톱] 소비재 선두기업 아성 "흔들"..후발업체 맹추격
입력
수정
시장개방과 다양한 소비자니즈에 부응한 신제품을 내세운 신규업체의 등장으로 소비재선두기업들의 주력상품의 위치가 흔들리고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재관련시장에서 선두기업 주력상품의 지난해 마켓셰어가 전년보다 1-12%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 양주등 주류의 경우 10%포인트이상 셰어가 떨어져 하락률이 가장 두드러졌다. 선두기업의 셰어가 떨어지는 것은 후발업체들의 추격, 규제완화와 기술혁신을 배경으로 한 신규참여업체의 증가등 내부요인에다 시장개방으로인한 외제공세라는 외부요인이 겹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다양한 소비자니즈도 시장점유율을 분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6천억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던 양주시장은 두산씨그램(옛 OB씨그램)이 아직까지 선두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있으나 2위업체인 진로의 추격과 조선맥주의 신규참여등으로 입지가 좁아지고있다. 수입양주도 꾸준히 늘고있어 두산씨그램의 셰어는 갈수록 떨어질것이란 전망이 나오고있다. 맥주시장은 OB맥주의 왕좌가 지난 94년부터 흔들리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조선맥주가 "하이트"를 내놓으며 맹렬히 OB를 추격한데다 진로마저 카스맥주로 신규참여,시장에 지각변동이 생겼기 때문이다. OB맥주가 소비자니즈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것도 점유율을 빼앗기는 한 요인이 된것으로 풀이된다. 담배의 경우 외제의 시장점유율이 해마다 증가, 국산담배의 셰어를 잠식하고있다. 외국담배는 지난 93년의 6%대에서 지난해 12%를 돌파, 2년만에 2배정도 늘어났다. 일본의 마일드세븐라이트는 지난해 전체 담배시장의 5.7%를 차지하며 외산담배중 판매1위를 기록,국산공략의 첨병역할을 하고있다. 화장품 간판기업인 태평양은 지난 90년 이후 후발업체들의 잇단 등장과 외제공세로 고전을 면치못하고있다. 최근들어 유명세를 앞세운 외제고가브랜드및 소매점과 소비자를 직접 파고드는 중저가외제브랜드의 공세를 비롯,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LG화학의 도전과 나드리 한불화장품등 후발업체들의 틈새시장공략으로 셰어를 빼앗기고있는 형국이다. 휴대폰은 외국업체인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이 국내시장의 선두자리를 차지한 특이한 경우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업체들이 지난해 가격인하 소비자이벤트행사등 파상공세를 펼쳐 5%포인트이상 모토로라의 점유율을 끌어내렸다. 기술혁신을 배경으로 후발업체의 공격적 영업으로인해 선두업체의 셰어가 떨어지는 대표적 사례로 꼽을수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은 지난해 이 시장의 40%를 돌파, 매년 급신장이 예상돼 선두자리가 언제 뒤바뀔지가 주목되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