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5.18' 2차공판] 전/노씨 1차공판때와 달리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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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및 5.18사건 2차공판에 임하는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 등 사건 관련자들은 1차 공판당시 다소 여유있던 모습과는 달리 다소 굳고 비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재판부의 호명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3분께 피고인중 가장 먼저 입정한 전씨는 법정에 들어서면서 재판부를 향해 약간 고개를 숙이며 목례를 했을뿐 입은 굳게 닫힌채 긴장된 모습이었다. 뒤이어 호명된 노씨도 1차공판때와는 달리 재판부에 대해 목례를 하며 예를 갖추는 모습이었으나 굳은 표정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노씨는 특히 측근인사들이 얼마나 나와있는지 확인하려는듯 초조한 기색으로 방청석을 자주 둘러보기도 했다. 1차 공판때 법정에서 서로 굳게 악수까지 나눴던 전씨와 노씨. 이날은 나란히 서서 서로 손을 스치듯 마주잡기도 했으나 표정의 변화없이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는듯 애써 외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전.노씨를 제외한 유학성 황영시씨 등 나머지 11명의 관련 피고인들도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전혀 볼수 없었다. 전씨 아들 등의 법정 폭행사건으로까지 비화됐던 1차공판당시 이들의 다정한 모습은 2차 공판에선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방청석에는 법정 폭행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듯 전씨의 아들중 장남 재국씨만 재판정에 나왔을뿐 다른 두 아들은 이날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재국씨는 이에대해 "동생이 몸이 아파 법정에 나오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재국씨는 또 "사건당시 나는 전혀 폭행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며 "검찰에서 부르면 언제라도 나가서 진술하겠지만 폭행과는 무관하다"고 강변했다. 방청석에도 1차 공판때와 비교해 5,6공 측근인사들의 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재국씨와 김진영 전 육참총장이 법원 2층 출입구에서 나란히 법정으로 들어왔으나 1차 공판당사 간간이 눈에 띄던 측근인사들은 거의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공판에는 5.18사건 관련자 정호용 이희성 주영복씨 등 3명은 출두하지 않았다. 재판부의 호명하는대로 전두환씨를 시작으로 노태우 유학성 차규헌 박준병 최세창 장세동 허화평 허삼수 이학봉씨 등이 1차 공판때와 같이차례로 법정에 입정, 피고인석에 앉았다. 맨 앞자리에 전 노 유씨가, 다음줄에는 차 박 최씨가 자리를 잡았고 나머지 관련자들이 맨 뒷줄에 호명순서대로 앉았다. 변호인들은 1차 공판때 진행했던 의견 진술을 생략하는 대신 "쟁점정리를 위한 석명요청"이란 제목의 의견 진술서를 검찰의 직접 신문이 시작되기전 재판부에 제출했다. 변호인들의 의견 진술서요지는 "12.12 및 5.18사건은 5공의 법통을 부인하는 것이 검찰의 기소요지인 것으로 아는데 비자금 사건의 경우 전 노씨를 5,6공의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뇌물죄로 기소한것은 서로 법리적으로 모순"이라는 것. 변호인측으로선 1차공판의 법리적 쟁점 논쟁을 2차공판까지 끌고 가려는 의도를 강하게 담으려는 의도로 보인다는게 일반적인 분석. 그러나 곧이어 진행된 검찰의 직접 신문은 이같은 법리논쟁을 무시한채12.12사건이 명백한 군사반란 행위임을 입증하는데 주력해 나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