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수연씨 .. 새영화 '지독한 사랑' 여주인공

월드스타 강수연(30)이 "지독한 사랑"에 빠졌다. 15일 개봉되는 이명세감독의 새 영화 "지독한 사랑"(씨네2000 제작)에서 그는 이별이 예정된 유부남과의 가슴 시린 러브스토리를 펼쳐보인다. "촬영기간 내내 "열병"을 앓았어요. 이토록 애절한 사랑앞에서는 누구라도 마음을 열지 않을수 없을 거예요" 언제나 화려하고 도전적인 이미지로 자신의 배역을 압도해온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물감에 흠뻑 적셔진 화폭"처럼 스스로를 벗고 스크린속으로 들어간다. 그런 탓일까, 그의 변신은 "튀지 않으면서도 여운이 오래 남는" 연기에 완숙미까지 겸비하게 됐다는 평을 얻고 있다. "바닷가 판잣집에서 싸우는 장면을 찍을 때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욕심내는바람에 온몸이 퍼렇게 멍들었어요. 덕분에 실감나는 화면을 얻긴 했지만 밤새 끙끙 앓아누웠죠" 매사에 프로근성을 발휘해온 그였지만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알몸연기를 보여주기는 처음이다. 연기생활 20년만의 "사건"이라고. 이별을 앞두고 눈덮인 산속의 별장에서 미친듯이 사랑을 불태우는 장면은 그야말로 "지독한" 열병의 몸부림. 재즈풍으로 편곡한 "봄날은 간다"가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가운데 4분동안 이어지는 이 대목은 한국영화 섹스신중 가장 긴 롱테이크로 기록됐다. "이런 사랑 한번 해보고 싶지 않으세요. 사랑하는 연인들이 서로의 몸을 만지고 싶어하고 벌거숭이가 되어 방안을 돌아다니는 것은 그것 자체로 한편의 "인생"이죠" 서른고개를 넘은 그의 연기는 이제 단순한 몸짓언어보다 삶의 깊이를 담은표정언어로 다가온다. 영화개봉을 앞두고 시사회에 참석하랴 인터뷰하랴 정신없이 바쁜 중에도그는 4일 부산 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현판식에 참석, 한국영화를 대표하는스타로서의 몫을 다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