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기계 외화대출 "차질" .. 은행들, 이미 재원 소진
입력
수정
정부가 국산기계구입때도 외화대출을 해주겠다고 발표했으나 은행들의 올해외화차입한도가 소진돼 별도의 대책없이는 대출실행이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재정경제원은 추가적인 외화차입없이 은행들의 금년배정분만으로 국산기계구입용 외화대출(25억달러)을 지원토록 했으나 대부분의 은행들은 외산기계구입지원용으로 이미 한도를 소진한 상태다. 은행들은 올해 만기 1년이상의 외화차입용으로 83억달러를 배정받았는데대형은행들은 대부분 한도를 다써 외산기계구입용 외화대출마저 신규승인을중단한 상태다. 또 50%이상 유지하도록 돼있는 중장기차입의무비율에 걸려 1년이내의 단기차입으로 대출자금을 마련할수도 없는 실정이다. 올해 6억달러의 차입한도를 배정받은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해 승인한 신용장개설분을 충당하는데 모두 할애, 현재 외화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며 국산기계구입 외화대출을 취급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조흥 서울은행등 다른 대형은행들도 대부분 한도가 소진됐으며 한도가 남은 일부 신설은행들의 경우도 국산기계구입자금을 공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은행의 국제금융담당자는 "올해 외화차입한도를 배정받을때 아무런조건이 붙어있지 않았으므로 평상시처럼 기존에 승인한 외화대출에 자금을 모두 배정했다"며 "은행자체재원으로 국산기계구입용 외화대출을 한다는 얘기는 최근에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경원과 한국은행은 "국산기계구입용 외화대출을 감안해 은행들에대한 외화차입한도를 당초 정했던 70억원에서 83억원으로 늘려 배정했다"며대출재원마련은 은행들이 알아서 처리해야될 문제라고 떠넘기고 있다. 이뿐만아니라 원화환율절상과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어서 정부당국이 은행들에 국산기계구입 외화대출용 차입을 추가허용하기도 쉽지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