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배급 중단" .. 귀순 정순영씨 생활상 등 증언

북한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일가족이 한꺼번에 굶어 죽는 사건이 일어나는등 식량난의 정도가 최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자녀와 함께 지난 6월 북한을 탈출한 정순영씨 (여.37.미용사)는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귀순 기자회견에서 "올해 들어 23가구가 모여 사는 우리 인민반에서만 2가구가 굶어죽었다"며 북한의 식량난 실태를 낱낱이 증언했다. 정씨는 "지난 2월에 일가족 네명이, 4월에는 일가족 다섯명이 문을 걸어잠근 채 방안에서 굶어죽어 있는 것을 동네 사람들이 발견했다"며 "집안에는 옥수수 한 톨도 없었다"고 전했다. 정씨는 이어 "내가 사는 통천군의 경우 93년께부터 식량난이 악화돼 강냉이 수수 두부콩등을 조금씩 배급받아 죽을 쑤어 먹어 오다가 지난해3월께부터는 그마저 배급이 완전 중단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지난 3월말쯤 원산조선소내 "김일성 영생탑"이 완전 폭파됐으며 원산 동해중학교 담벽에는 "김영삼 만세"라는 글씨가 새겨지는 등 북한주민들의 체제저항 움직임이 더욱 과격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한편 자신이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의 친척이며 귀순후 정명예회장의 자택에서 정명예회장을 5분정도 만났었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