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방송가에도 '적과의 동침'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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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매체 다채널시대에 접어들면서 방송사간 혹은 방송사와 프로덕션등 동종업체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판매하는 작업이 크게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공중파TV에 비해 시설과 인력면에서 뒤떨어지는 케이블업계의 경우 프로그램을 공동제작하거나 공동구매와 판매등에 앞장서고 있다. 방송업체의 공동사업이 이처럼 활기를 띠고있는것은 경비를 절감,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사업노하우도 함께 익힐수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 아울러 방송사의 제작및 영업환경을 개선하는 계기도 돼 공동사업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종업체간의 가장 눈에 띄는 공동사업은 오는 12월중순 홍콩에서 열리는 방송프로그램 종합박람회 "MIP-ASIA 96"에 프로그램공급사(PP) 10여개사가 공동부스를 설치, 함께 참가하는 것. "MIP-ASIA"는 세계최대의 영상프로그램 박람회인 MIP의 아시아지역 행사로 세계유수의 방송프로그램 판매업체와 구매자들이 해마다 대거 참가하고있다. KBS, MBC등 공중파방송은 그동안 이 박람회에 계속 참가해왔으나 케이블업체는 지난해 KMTV가 유일하게 독립 부스를 설치했었다. 올해에는 대우시네마네트워크(DCN) 캐치원 Q채널 동아TV HBS A&C코오롱 BTN KMTV M-NET 투니버스 홈쇼핑등 모두 11업체가 공동으로 케이블TV부스를설치, 자사의 프로그램을 홍보하는한편 공동판매에 나선다. 독립프로덕션인 한맥유니온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업체는 모두 90종 745편의 프로그램을 이번 박람회에 선보인다. PP업계는 공동부스설치를 계기로 국내 프로그램공급사들의 해외프로그램수출에 보다 박차를 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부종합유선방송(대표 김인태) 남동케이블TV(대표 홍인태)서해종합유선방송국(대표 정순현) 북인천케이블TV(대표 호병호 최만립)등 4개 지역방송국(SO)도 인천종합유선방송연합회를 구성, 공동으로 지역뉴스를 제작하고있다. 경비절감은물론 지역소식을 한군데에서 담당함으로써 신속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결성된 이연합회는 하루에 두시간(재방제외)씩 인천지역의 지역소식을 제작, 4개 지역방송국에 공급하고있다. 최근 인천 시청앞광장에서 2만5,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국1주년을 기념, "인천사랑 케이블TV대축제"를 개최하는등 지역행사도 공동으로 벌인바있다. 박용선남부종합유선방송 전무는"지역프로그램의 공동제작으로 스튜디오가 따로 필요없어 시설비가 대폭 절약되는한편 아나운서 연출자등 제작인력도 줄일수 있어 인건비가 대폭 절감되고있다"면서"이같은 결과로 인해 지난해 인천지역 SO들은 다른 지역방송국에 비해 수익면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으며 금년말에는 훨씬더 많은 수익이 기대되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공동작업의 결과 지역광고도 종전보다 많이 들어오고있어 공동사업의 효과가 더욱 빛을 발하고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공급업체인 기독교TV가 지역방송국과 함께 프로그램 지역설명회를 개최하는등 PP와 SO간 공동화작업도 추진되고있다. 기독교TV는 지난 7월2일 동서울케이블TV, 7월4일 중앙케이블비전, 7월8일 북부케이블TV, 7월16일 강남종합유선방송, 7월19일 우리방송등과함께 지역행사를 마쳤다. 기독교인들에게 케이블TV홍보를 통한 가입유도와 SO와의 유대를 강화하기위해 개최한 이같은 행사는 평화방송도 계획하고있는등 앞으로 더욱 늘어갈 추세이다. 지역민방사들도 최근 열린 민영TV방송협의회에서 프로그램 공동제작과 공동구매등을 심도깊게 논의, 민영TV방송의 발전을 도모할 방침이어서 이러한 현상은 방송업계에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