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 일본, 금수요 감소세 가속화

일본인들이 금을 외면하고 있다. 가처분소득이 높고 귀금속선호도가 전통적으로 강한 일본인들은 장신구용 금수요규모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이었다. 그러나 90년대들어 경제에 거품이 빠지면서 내리막길에 들어선 수요감소세가 올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장신구용 금 소매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0%나 감소됐다. 90년대들어 최악의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장신구업체들의 도산이 속출하고 있다. 장신구용 수요감소세로 일본의 금수입량은 지난해 262t에서 올해 180t에 그칠 전망이다. 이같은 추세는 90년대들어 일본경제가 장기침체국면에 접어든 후 금보유 열풍이 식었기 때문이다. 지난 80년대말 거품경기국면에선 소비증가와 함께 "금사재기" 돌풍이 일었던 것. 또 기존의 금을 녹여 재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도 신규수요를 감축하는 요인이다. 재활용 금은 지난 한햇동안 20t을 기록, 90년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은 소비자들의 기호가 금 대신 백금으로 바뀐 것. 신세대들은 혼례예물로 백금반지를 선호한다. 특히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의 경우 백금소재를 금보다 세련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를 반영, 백금소매판매는 올들어 4월까지 9% 증가했다. 수입량도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 금년 5월까지 30.1t에 달했다. 백금의 경우 장신구용 수요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가치저장과 인플레 헤지수단으로서의 매력이 약화되고 있는 금은 이제 장신구로서의 입지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