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들, 금리인상 자제 촉구 .. FRB 의장에 서한

미 의원들이 집단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금리를 올리지 말것을 요구해 주목을 끌고 있다.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 하원원내총무등 60여명의 민주당의원들은 지난 주말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에게 연명 서한을 발송, 금리를 인상하지 말도록 강력히 촉구했다. 이 서한에서 의원들은 행정부가 재정적자축소를 위해 긴축정책을 실시하고있는 마당에 FRB가 금리까지 올리면 경기둔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경고했다. 지금까지 한두명의 의원들이 산발적으로 금리를 거론한 적은 있지만 이번 처럼 60여명이 한꺼번에 금리문제에 목소리를 합하기는 수년만에 처음이다. 의원들은 미국경제에서 인플레는 전혀 "문젯거리"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올해 연간 인플레율이 3%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FRB가 인플레를 우려,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민주당의원들이 이례적으로 금리인상자제를 촉구한 배경은 연말의 대통령선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은 FRB가 금리를 올릴 경우 올들어 그런대로 잘 나가고 있는 경제에찬물을 끼얹을 수있다는 우려에 휩싸여 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금리인상여파로 경기부진을 알리는 지표들이 양산되면자칫 민주당의 클린턴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수도 있다고 민주당의원들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의원들은 경제가 대선의 결정적 변수라는 사실을 과거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지난 92년 대통령선거 당시 선거를 얼마 앞두고 경제성장률이 저조한 것으로 발표되자 "대통령을 갈아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고 그 결과 조지 부시전대통령은 당시 클린턴후보에게 대패하고 말았다. FRB는 2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