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10% 높이기' 방안] 자발적 인하 유도..금리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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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9일 발표한 "경쟁력 10%이상 높이기" 대책에는 예상과는 달리 지급준비율인하등 직접적인 금리인하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대기업에 대한 상업차관허용등 해외자금차입을 크게 확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피부에 와닿는 금리인하대책이 별로 눈에 띠지 않는다. 금융계와 업계는 시중은행들에 금리를 1-2%씩 인하하도록 유도해 왔던 정부의 태도와 최근 당정이 금리를 10% 수준으로 끌어내리기로 합의한 점 등으로 미뤄 내심 강도높은 금리인하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었다. 특히 한국은행관계자들이 현행 평균 7.4%인 지급준비율을 2%포인트 인하하겠다는 뜻을 계속 비춰 온 점으로 미뤄볼때 지준율인하는 당연히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국가정책의 최고책임자들이 당정협의를 벌여 금방이라도 금리를 대폭 인하할듯 말해 놓고서 실제 발표에서는 알맹이가 빠지는등 당정협의내용이 실제 정책결정과정과 어긋남으로써 금융기관과 기업의 자금운용등 경영상 혼란을 주고 있다. 일단 정부는 지준율인하를 "비장의 무기"로 계속 남겨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앞다투어 금리를 1-2%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마당에 굳이 모든 인하대책을 내놓을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부분의 금리가 자유화된 마당에 금융당국이 갖고 있는 몇 안되는 공식적인 금리인하수단중 하나인 지준율인하를 최대한 아끼겠다는 의도다. 또 지준율을 인하할 경우 총액대출한도를 축소해야 한다는 한국은행과의 이견이 아직 좁혀지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했다. 지준율을 인하할 경우 3조원가량의 통화가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총액대출한도도 현행 평잔기준 9조2천억원에서 3조원가량 줄여야 한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축소된다는 점에서 재경원이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또 일부를 재정에서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예산이 확정돼 있는 만큼 쉽게 결정할수 없는 문제다. 재경원이 이번대책에 포함된 해외차입확대가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점도 별도의 금리인하대책이 제외된 요인이다. 이미 국산기계구입용 외화대출의 한도를 확대한데다 대기업이 생산하고 대기업이 구매하는 경우도 포함시켰고 대기업이 국산자본재를 살때 직접 상업차관을 도입할수 있도록 한 것은 기업들에게 저리의 외화자금을 활용할수 있는 길을 크게 열어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물류시설건설에 현금차관도입을 허용하는 것도 상징적인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로서는 현재 "순조롭게" "자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은행들의 금리인하노력을 보아가며 지준율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만큼 은행들이 당좌대출의 경우 기준금리와는 관계없이 가산금리만을 인하하거나 신탁대출금리체계를 바꾸면서 금리인하라고 발표하는등 흉내만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금리인하를 유도하는 노력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준율을 인하한다는 원칙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만큼 적절한 타이밍을 잡는 문제만이 남아 있는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