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길원 <시인>..두번째 시집 '계란껍질에...'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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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이 힘들 때 힘이 돼준 게 시였어요. 먹고 살만해진 지금도 시는 제게 구원의 동반자죠" 2번째시집 "계란껍질에 앉아서" (시문학사 간)를 펴낸 시인 이길원씨(52)는 "외로운 사람들이 읽고 위안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시집에는 고단한 일상과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이 절제된 언어로 형상화돼 있다. ""분재"는 가장 어려울 때 쓴 것입니다. 유신정권의 칼날이 시퍼렇던 77년 "주부생활" 편집장으로 있으면서 "아직도 어둠이"라는 권두시를 실었다가 권고사직 당했죠" 그는 "나온 김에 태평양그랜드라는 특수인쇄소를 차려 독립했지만 경험도 없고 자금도 달려 고생했다"고 당시의 아픔을 회고했다. "애초엔 등이 곧은 선비였다"가 "등이라도 곧추세우려면/더욱 조여오는 철사줄"에 감겨 어느새 "등굽은 곱추"가 됐는데 "사람들은 멋있다 한다"는그같은 상황을 전하는 대목. "처음엔 장사꾼으로만 보려는 주위의 눈때문에 갈등이 많았죠. 이젠 마음의 여유가 생겨 이웃들의 모습도 돌아보게 됐습니다" "지구를 미분하면 계란모양이라는데/계란에 앉은 벌레처럼 얇은 껍질에 붙어 사는/인간"의 의미를 생각하며 "사는 날까지 낮은 목소리로/바람처럼 노래해야지"라고 다짐하는 것도 이같은 여유에서 비롯된 것. 충북 청주 태생으로 연세대 화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79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어느 아침 나무가 되어" (91년)와 여러권의 동인집을 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