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포커스] 고유업종 해제...중소기업 "뭉쳐야 산다"
입력
수정
범아침장의 김관두사장은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침구 내수경기가 밑바닥인데다 설상가상으로 대기업들이 잇따라 이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시장참여는 이미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당수 중소 침구업체들을 부도로 몰지않을까 우려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대기업들의 참여를 막을 재간도 없다. 내년 1월1일부터는 이불.요품목이 중소기업 고유업종에서 해제되게 돼있다. 이에따라 대농 한일등 직물관련 대기업에서 이미 침장시장에 진출했고 갑을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기 위해 올상반기 침장업체인 내외산업을 인수한 상태이다. 대기업들의잇따른 참여로 내년부터 1조1,000원 규모의 침장시장에는 상당한 판도변화가예상된다. 보일러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 보일러업계는 최근 1년 남짓 사이에 10여개 업체가 부도날 정도로 경기부진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과의 경쟁을 헤쳐나가야할 형편이다. 내년초부터 증기보일러 난방용보일러 가정용보일러 및 버너가 중기 고유업종에서 해제되는 것. 이시장에는 동양매직이 참여, 수원공장에 전용라인을 설치해 내년 상반기중 가정용 고급보일러를 시판한다고 공표해놓고 있다. 이처럼 내년 1월1일부터 중소기업의 고유사업 영역에서 벗어나는 품목은 침구류 보일러류를 포함 모두 47개나 된다. 신규 지정업종은 하나도 없어 내년에는 88개 업종만이 고유업종으로 남게 된다. OECD 가입등의 영향으로 88개업종도 1~2년내 고유업종에서 해제될 공산이 크다. 여기에 해외 기업들이 개방분위기에 편승해 국내시장에 속속 참여,중소업계의 몫을 잠식해가고 있다. 조명등 일부 업종에선 해외 업체들이 국내 대기업보다 빠른 속도로 시장을 점유해가고 있다. 이에 고유품목 해제업종등 이들 관련 중소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펼치는 노력은 그야말로 필사적이다. 우선 "공동화전략"을 꼽을수 있다. 업계는 "각개 전투"식으로는 비용과다로 경쟁이 힘든다는 판단에서 연구 상표 판매 등에서 긴밀히 협력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중소 조명업계는 2년여간의 노력끝에 최근 공동판매법인인 "하나조명"을 출범시켰다. 오스람 도시바등 해외 굴지의 조명업체들이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있어 공동대응외에 생존방안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알토 국제조명 삼정인버터등 11개 조명업체들은 하나조명을 통해 경기 안성에 조명단지를 건립키로하고 설계를 거의 마무리했다. 조명단지는 내년 3월 총 200억원을 투입해 건립, 입주업체간 설계 디자인 개발 정보등을 공유하고 전국적인 유통망을 통해 공동브랜드로 판매할 예정이다. 영세 유통업체들의 모임인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회원업체들의 물류비절감을 위해 공동물류센터 건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천 경기서부 서울남서부등연합회 산하 3개조합은 50억원을 투자,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달 인천 작전동에 부지 1,275평 건평 68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착공했다. 수퍼마켓연합회 산하 수도권 충청권등 12개 조합도 경기 용인에 제2물류센터를 짓는다는 구상을 잡아놓고 있다. 올연말부터는 전조합이 유통비 절감을위해 공동구매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수기조합은 코오롱등 대기업들이 정수기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자 "물"마크를 제정, 시험에 합격한 우량제품의 판매를 북돋우고 있다. 내년에는 필터의공동개발과 함께 공동관리공단을 건립하는 문제도 검토키로 했다. 한국금속가구조합은 조합원사의 기술개발 및 품질경쟁력 향상을 위해 금속가구정보센터를 설립한데 이어 삼광시스템 풍원산업등 10여개 중소 금속가구업체와 함께 최근 공동브랜드 "비씨엘"을 제정, 판매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중소업계는 이런 가운데서도 현 여건에서는 자구노력만으로 굴지의 기업들과 경쟁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며 정부차원에서 어떤 형태로든 중소기업사업영역을 보호해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특히 음식물처리기제조 덕트설비제조.청소업등 중소기업이 수년간 많은 비용을 들여 일군 시장에 대기업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외국기술 및 제품을 들여와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는 자제해 달라는 당부이다. 최근 중소기업청은 기협중앙회가 고유업종 침해업체로 지목한 업체들중 10여개사를 미신고 무단사업확장등의 이유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모 대기업의 경우침장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해 후퇴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도 품질, 기술면에서 앞서면 대기업이나 해외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개척의 여지가 많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라는게 성공 파이어니어들의한결같은 충고이다. > 울타리철선, 철망, 땜납, 침강탄산칼슘, 롤러체인, 선반, 밀링기, 정미기,용접기, 박용관이음쇠, 소형조타기, 박용사다리, 일반선박, 탱크크리닝머신,이어폰, 헤드폰,전자메가폰, 인터폰, 마그네트선, 전자기기용 휴즈,리크로우저, 이불.요, 폴리프로필렌직물포대, 가방, 핸드백,휴대용케이스류, 물감, 화장용분첩.패드, 마네킹, 낚시장비, 연습장,바인더, 연하장, 탁구대, 타이프용리본, 카본지, 종이컵, 판지상자,세탁비누, 상업인쇄업, 접착제, 미강유, 의료용수술기구류, 증기보일러,난방용보일러, 가정용보일러, 버너.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