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법사 '서역기행도' 발견 .. 최근 돈황석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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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의 고승 현장법사가 손오공 등의 호위를 받으며 서역에서 천신만고끝에 불경을 구해오는 모습을 그린 최고의 "당승취경도"가 최근돈황석굴 벽화속에서 발견된 것으로 23일 밝혀졌다. 이날짜 홍콩의 문회보에 따르면 돈황 연구원의 단문걸 원장은 돈황석굴의 유림굴3호 동굴에 있는 "보현변" 벽화중에서 이같은 그림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서기 12-13세기경 원나라때 그려진 것으로 현존하는 당승취경도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벽화는 현장이 파도가 굽이치는 해변에서 가사를 걸치고 마로삼은 신을 신고 보현보살에게 합장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털이 무성한 손오공은 현장옆에서 광휘를 발하는 불경을 실은 백룡마를 뒤에 두고 땅에 엎드려 역시 보현보살에게 경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선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이 벽화는 전체적으로 생동감이 넘치는 가운데 손오공 얼굴을 덮은 무성한 털이 한올 한올 보일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 돼있다는 것이 단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유림굴과 동천불동 벽화중에서 5폭의 당승취경도를 발견했는데 현장과 손오공이 관음보살 등에게 경배를 드리는 모습의 이 그림들은 서로 내용이 조금씩 다르고 다소 후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장법사는 당나라 (서기 618-907년)때 당시 서역 (인도)으로 불교유학을 떠난후 10년여만에 귀국했는데 손오공 등이 등장하는 그의 서역기행은 민간 전설로 내려오다 명나라때 "서유기"로 소설화돼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인기를 누려왔다. 손오공은 현장보다 40여년후에 서역에서 불교를 공부하고 돌아온 당의 고승 차봉조를 모델로 삼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의 감숙성 서현에 위치한 돈황에는 당시 국경 검문소격인 옥문관이 설치돼 있었는데 관리들이 현장의 서역기행을 도와준 사실이 민간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