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화장품업체 아봉사, 우먼파워 '3인방' 맹위..매출 "쑥쑥"

미국의 화장품업체 아봉프로덕트사에 요즘 "우먼파워"가 빛을 발하고 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놓고 크리스티나 골드(50) 수잔 크로프(48) 안드레 정(39)등 3명의 실력파 여사장들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임스 프레스톤 회장도 "차기 회장은 이들 3명중 한명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할 정도다. 아봉은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11억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는 불량기업이었다. 지난 89년 프레스톤회장은 취임즉시 경영난 타개책의 일환으로 경영진 물갈이에 나섰다. 핵심부서에 여성을 대거 기용했다. 주력품이 화장품이고 직접판매가 매출의 90%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해서였다. 결과가 만족스러웠다고 판단한 프레스톤회장은 이같은 기세를 몰아 93년도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핵심사업부문 사장직을 과감히 여성에게 맡긴 것이다. 캐나다지역 판매담당부장에서 단숨에 아봉북미사 총책임자로 발탁된 골드사장의 경우 판매사원들의 실적향상을 위해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 또 화장품뿐만 아니라 속옷 액세서리등으로 상품을 다양화했다. 95년 비화장품부문 매출이 지난 93년(1억4천만달러)보다 5배이상(7억6천만달러) 증가한 것은 분명 그녀의 덕택이었다. 중국 러시아등 신흥시장(Emerging market) 책임자인 크로프사장도 골드사장에 뒤지지 않는다. 그녀는 러시아시장에서 판매사원 관리책임자를 현지 사정에 밝은 "붉은군대" 소속의 언어학자 출신 여성을 임명했다. 이로써 모스크바에서만 1만5천명의 판매원을 확보했다. 현재 신흥시장에서의 매출은 아봉 총매출의 38%. 그런만큼 그녀의 회사내 입지도 탄탄하다. 신제품개발및 해외마케팅부문 책임자인 안드레 정씨는 세명중 가장 젊은 사장이다. 에스테로더와 같은 톱브랜드를 만들어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것이 그녀의 역할이다. 그녀가 지휘봉을 잡은뒤 립스틱 향수등에서 6개의 글로벌브랜드가 나왔다. 이들 브랜드의 매출은 현재 22%선이며 2000년도면 7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들의 맹활약으로 현재 아봉사의 매출액대비 순이익비율은 라이벌인 에스테로더(5%)보다 높은 6.6%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부채는 제로에 가깝다. 프레스톤회장은 이 3명의 "여걸"중 "나중에 누구를 회장으로 밀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놓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