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비즈니스] '일본 캐릭터제작 대행업'

어떤 사업이든 기업과 상품의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구매행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경쟁이 심한 업종일수록 사업의 성패는 기업이미지와 직결돼 있다.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기위해 비싼 광고를 마다하지 않는 등 홍보에 열과 성을 다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소비자에게 호감을 주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독특한 로고나 캐릭터를 제작, 어필하는것이 비용과 효과면에 있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로고나 캐릭터 제작비용이 만만치않아 소규모사업자의 경우 어려움이 많다. 일본 치바현 소재 피에소 코믹사는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으로 캐릭터제작업을 벌여 짭잘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회사는 로고나 캐릭터를 갖고 싶어도 엄청난 제작비용을 감당하지못해 중도포기하는 소규모 영세사업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캐릭터를 제작해주고 있다. 이회사의 운영방법은 다음과 같다. 1백30명의 만화가를 확보해놓고 제작요청이 오면 의뢰자의 요구를 가장 잘 소화할수있는 제작팀을 구성한뒤 작업에 착수한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팀을 해체한다. 피에소 코믹사는 창업초기에는 고객의 구미에 맞는 상품을 완성하기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성공작이 나오지 않았다. 시행착오가 컸다. 아오키 데쓰오 사장은 그 원인을 분석했다. 결론은 제작자의 창의력 부족이었다. 따라서 기존인력의 상당수를 만화가로 교체해봤다. 만화가들은 생각했던대로 아이디어 자체가 참신했으며 제품과 기업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로고나 캐릭터를 비교적 쉽게 만들어냈다. 아오키 사장의 예상이 적중한것이다. 이때부터 고객이 만족하는 많은 성공작이 나왔다. 그는 "만화나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청소년들과 직장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만화가나 만화기획자야말로 이사업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회사의 제작팀은 점포의 특성, 입지, 분위기 등을 조사해 가장 적합한 오리지널 캐릭터를 제작한다. 그리고 캐릭터원본과 함께 캐릭터를 넣어서 제작한 티셔츠, 머그잔,앞치마 등 10점의 견본을 고객에게 전달한다. 일본의 모든 회사들이 그렇지만 납품시간과 약속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단 1분이라도 약속을 어기면 제작비용 50만엔을 받지않는 것을 경영원칙으로 정해놓고 있다. 이렇게 제작된 캐릭터는 명찰이나 종이봉투, 식기, 간판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 현재까지 파친코나 게임센터와 같이 오락성이 높은 점포가 고객의 대종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을 제외하고 중소기업체의 캐릭터나 로고는 전무한 실정이다. 가끔 올림픽과 같은 굵직굵직한 행사와 관련해 로고가 제작될 뿐이다. 이제 국내에서도 캐릭터를 제작, 활용할 시점에 와있다고 본다. 문의 02-761-3511 이형석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