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일자) 수출입국의 열의 되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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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동향이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상산업부가 발표한 2월중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통관기준으로 수출이 지난해 2월보다 4.9% 줄어든 93억9천9백만달러에 그친데 비해 수입은 0.1% 늘어난 1백14억9천9백만달러로 21억1백만달러의 무역수지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데 비해 수입은 비록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줄지는 않아 무역수지적자가두달동안에 벌써 55억달러나 됐다. 이대로 가다가는 엔저현상의 반전이나 반도체가격의 회복 등 극적인 경제여건호전이 없는한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거액의 경상수지적자를기록할 공산이 짙어지고 있다. 따라서 벌써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일부 관계기관에서는 통화안정및 재정긴축 등과 같은 총수요관리를 통해 경상수지적자규모를 줄일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외채증가억제를 위해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확대 등 여러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전략대로 지금의 심각한 국제수지불균형은 수출증대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정도이다. 비록 총수요관리를 통해 경상수지적자를 축소한다 해도 일시적일 뿐이며 또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확립되지 않고는 내수주도의 경제성장추진에는 한계가 있다. 한편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확대로 외자유입이 늘어난다 해도 경상수지적자가 계속되고 우리경제의 대외 신인도가 흔들리면 어느 한순간에 빠져나가 금융시장불안만 가중시킬 위험이 있다. 따라서 가장 확실하면서 바람직한 대책은 민-관이 혼연일체가 되어 경쟁력강화와 수출촉진에 발벗고 나서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품질향상과 원가절감에 힘써야 한다. 그동안 산업구조가 섬유 신발 합판 등 경공업에서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등 중화학공업으로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이직도 마이크로 프로세서 특수강 정밀화학 등 고도기술제품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품질향상폭에 비해 원가상승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해외구매선의 공통된 지적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통관 품질검사 상품규격통일 등 수출품관련 제도와 기구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규제완화와 근무기강확립을 통해 관련기관의 신속정확한 서비스가 확보돼야 함은 물론이다. 끝으로 우리 모두 수출증대를 통한 경제성장에 매진하던 자세를 회복해야 한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근검절약하고 내일을 위해 저축하던 정신을 잃고 눈앞의 이익과 향락만 좇는 일이 많아졌다. 연간 수출규모가 1천억달러가 넘는만큼 교역상대국의 물건도 어느정도 사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소비재수입이나 에너지소비 등에서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이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불황과 국제수지적자 노동법갈등 등 총체적인 위기로 설명되는 요즈음은 더욱 그렇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