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에인절'제도의 한국적 접목..남대우 <신보창업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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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우 금융개혁위원회의 활동이 활발해진 가운데 최근들어 비공식 투자자인 "엔젤"에 관한 논의가 활발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엔젤제도를 잘 운영하고 있는 미국, 영국, 스웨덴, 핀란드 등과는 경제환경등 여러면에서 차이가 있는 우리가 이를 한국적 토양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까는 중요한 문제다. 엔젤(Angel : 천사)제도는 198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창업과 기술에 바탕을 둔 벤저기업에 자본참여(출자형태)로 사업자금을 제공하며 그들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조언, 컨설팅을 하여 기업의 성장 발전을 촉진시키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40~50대가 중심을 이루는 개인투자자를 엔젤이라고 한다. 이러한 개인투자자들이 그룹을 형성하여 큰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를 "엔젤 클럽"이라 한다. 이 경우에도 투자는 개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서 결정된다. 전형적인 엔젤의 투자거래는 6~8명이 20~50만달러를 초기단계에 시드머니 등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들 공동 투자자들은 친한 친구나 사업 관계자들인 사례가 많다. 미국에는 엔젤제도를 위해 공인된 개인투자자(개인 또는 배우자의 순자산이 1백달러가 넘는 자연인, 최근 연소득액이 20만달러 또는 배우자와의 소득합계가 30만달러를 초과하는 자)와 창업 및 벤처기업 사이를 연결해주는 에이스-넬이 있고 여기에 가입된 기업과 상호 연결하는 매칭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이때 투자는 1백60km이내의 회사로 제한한다. 미국 엔젤의 수는 약 1백만명에 이르고, 연간 투자 규모는 약 2백억달러,총 투자규모는 2천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내 venture capital (모험 자본)의 5배 이상이나 되는 규모다. 이 엔젤은 벤처캐피탈과 보완관계를 이루며, 창업의 촉진과 벤처기업 육성의 주역으로 미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경제수준, 발전과정, 신용관리와 신용통용 수준에서 차이가 있고 동업자정신, 나눔의 문화 등이 전혀 다른 우리 토양에 엔젤을 제대로 이식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우리의 엔젤은 개인투자가가 아닌 클럽투자가 형태가 바람직하다. 미국에서는 엔젤제도가 일정한 요건을 갖춘 개인투자가의 책임하에 이루어지나 우리는 일정수 이상이 모여 일정규모의 자금을 결성하여 자기들 책임하에 투자를 결정하는등의 방법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생계에 직결되지않는 여유자금을 산업자본화하고 투자의 위험을 분산시켜 최소화하고 적정한 수익을 기대하면서 사회에 공헌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어야한다. 둘째, 엔젤클럽을 등록시켜야한다. 개인의 여유자금을 산업자본화하고 창업자, 벤처기업에 엔젤이 주주로서 참여하는 동업자가 되는것이므로 엔젤클럽의 구성원도 자격을 갖춘 사람이어야한다. 지하 음성자금이 엔젤에 참여하는 것은 본래의 취지에 맞지도 않고 금융실명제에도 배치된다. 투자자의 신분도 확인하고 창업자의 경영지원과 경영권보호도 하는 한편 일반투자자들도 보호하기 위해 등록제를 실시하여야한다. 셋째, 엔젤클럽의 투자지역이 지역성을 갖도록 하여야한다. 가능하면 업종별로도 특화할수 있도록 유도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엔젤은 투자한 기업이 잘 성장할수 있도록 컨설팅능력을 갖추고 있어야한다. 넷째, 엔젤은 벤처캐피탈과 협력.보완관계를 형성해야한다. 서로 협력하여 재원조달과 투자결정에 새로운 협조관계가 정립되면 벤처캐피탈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것이다. 다섯째, 표준계약서(약관)를 제정하여 도입하여야한다. 투자를 촉진하기위해서는 상호간의 불공정계약을 사전에 방지하고 표준계약서 이외에 이면계약등은 무효임을 천명해야한다. 약관에는 기업인수, 대금업자등의 자금운용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고 주식.전환사채등의 투자만을 허용하고(개인기업에 한해 약정투자를 인정)담보취득, 연대보증을 불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되어야한다. 여섯째, 정부(중기청)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엔젤의 등록, 표준계약서등을 빨리 공표하여 자발적으로 엔젤클럽을 등록하고 활동할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한다. 먼저 유일한 틀을 만들어 조속히 실시하면서 엔젤과 투자기업을 연결하는 만남의 장인 매칭 시스템을 만들어야겠고 운영실태를 보면서 투자손실, 투자수익등에 대한 세제상의 제도로 보완해야겠다. 우리나라에는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으면서 전문지식과 좋은 경험, 경력을갖춘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동창기금 향우회기금 계 등 여러 모임이 잘 운영되고 있는등 엔젤이 우리에 알맞게 도입.정착될 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본다. 엔젤의 실시로 자금공급원의 확대와 다양화, 전문지식의 활용등으로 예비창업자들의 필요를 충족시킬수 있다. 엔젤에 관한 기본적인 틀을 마련하고 운영하면서 우리에게 알맞게 고쳐나간다는 자세로 엔젤제도의 도입을 추진해 나가야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