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본 한국/한국경제/한국인] "한국상품 싸구려"인식
입력
수정
[ 미 한국상공회의소-전경련 뉴욕사무소 공동조사 ] 미국인들은 한국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긴 하나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한국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이제는 경제강국이 되었으나 부패,시장개방, 자유무역원칙 준수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국가로 인식됐다. 이같은 사실은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와 전경련 뉴욕사무소가 공동으로 "미국의 한국, 한국경제, 한국인에 대한 인식도조사"를 KWRI컨설팅에 의뢰,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에 걸쳐 2백여명의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을 면담한 결과에서 밝혀졌다. 이번조사는 경제는 물론 한국 전반에 대한 최초의 앙케트보고서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미지설문에서 미국인들은 우리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대부분이 한국의 잠재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더러 그나마도 한국에 대한 관심은 경제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 시야가 매우 좁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인들은 국가로서의 한국보다는 한국인 개인들에 대해 더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중 57%가 한국인들의 근면성 직업윤리 교육등 개인 특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정치 경제 국가적인 현안들에 대해서는 60%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경제구조의 불균형이 앞으로의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했다. 특히 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몇개 대그룹(현대 삼성 LG 대우 기아)만이 잘 알려져 있어 이들 그룹에 대한 현지 언론보도가 한국에 대한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들이 앞으로도 한국경제의 견인차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해 응답자들은 앞으로의 국제경쟁은 고유의 브랜드를 갖고 상품을 경쟁력있게 만드는게 관건인데 이를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신축성있는 분야에서 중소기업을 지원,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은 한국기업의 세계화에 대해 국가에 의지하기 보다는 민간부문이 스스로 나서서 기술개발 대외관계 홍보등을 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상품에 대해서는 여전히 저급기술상품으로 인식했으며 가격에 비해 질은 좋은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국민에 대한 설문에서는 한국인의 근면성을 가장 높게 인정했으며 교육열이 높고, 예의바르고, 친근한 국민으로 후한 점수를 매겼다. 그러나 협력성 인내 개방성 여유면에서는 평가가 낮았는데 여유가 없이 조급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또 글로벌경제환경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진출국가의 문화를 이해하고 동시에 한국문화에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오피니언 리더들은 한국에 관한 지식이 전반적으로 부족했는데 그중에서도 관광에 대한 정보가 제일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한국에 대한 인식도를 높일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민간기업 경제단체 정부가 삼위일체가 되어 체계적인 전략을 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