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한방] '기 맑게 하기'..소식하되 채소/단백질은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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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맑으면 피부가 고와지고 병이 생기지 않는다. 기가 맑다는 것은 피가 맑고 피속에 적절한 영양분이 있다는 것을 뜻하니 음식섭취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말해주는 셈이다. 어떤 음식과 식사법이 기를 맑게 하는데 좋을까. 첫째, 적게 먹어야 한다. 아무리 맑은 기를 가진 음식이라도 지나쳐서는 안되고 탁한 음식이라도 적게 먹으면 문제될게 없다. 둘째, 식물성이 맑은 기를 가지고 있다. 동물성이 양이라면 식물성은 음이고 동물성에 비해 성질이 차갑고 기의 양이 적다. 어류가 육류보다, 자연산 또는 방목한 것이 양식 사육한 것보다 기가 맑다. 셋째, 식물성을 먹더라도 가공하지 않은 것을 먹어야 한다. 가공해 오래된 식품은 식품의 진액이 다마르고 죽어버린 것이니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먹도록 하자. 넷째,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당질과 지질은 크게 보면 같고 단백질과 구분된다. 음양을 따지면 단백질은 음에 속하고 차갑고 부드러운 반면 당질은 양에 속하고 뜨겁고 거칠다. 달걀을 보면 노른자위는 당질이고 흰자위는 단백질이다. 당질은 우선 먹으면 입안에서 달고 고소한 맛이 나고 소화가 잘되며 금방 힘이 생기나 많이 먹으면 몸에서 열이 나고 기가 과잉축적돼 피가 탁해진다. 그런데 단백질을 먹으면 담백한것 말고는 아무맛이 없다. 소화도 잘되지 않고 먹어도 금방 힘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먹어서 소화가 되면 피가 맑아지고 노화도 방지되며 정신도 안정되고 지구력이 증진된다. 이같은 섭식을 하면서 마음속의 화를 없애야 한다. 화가 나면 피가 달구어져 파괴되고 피속에 있는 기가 달아나니 자연히 당질의 섭취를 재촉하게 된다. 그러나 마음이 고요하면 피속에 기가 잘돌아 새지 않고 당질의 소모량이 줄어 밥을 조금만 먹어도 충분한 영양상태가 유지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