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장세권 <경우씨스템 사장> .. '경아'

1960년대 중반부터 경복고등학교에 여러 특별활동중의 하나로 물리반이 생겼다. 여기에는 물리 전자 통신등에 흥미와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방과후 밤늦게 까지 토론과 실험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한번은 물리실에서 모터실험을 하다 직류모터를 교류로 잘못 연결,누전 경보장치가 작동해 숙직하던 선생님이 달려와 모두 벌을 섰던 일도 있다. 또 흑색화약으로 로켓을 만들어 발사를 시도하다 불발로 건물내부를 온통 화약연기로 뒤덮이게 한 일등이 있었다. 지금도 우리가 모임을 갖게 되면 그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추억거리로 얘기를 나누곤 한다. 이렇게 말썽도 부리며서 60년대중반부터 70년때 초반까지 북악산기슭에서 비슷한 취미를 갖고 함께 공부하였던 우리는 44회 졸업생부터 50회까지약 23명이 아직도 끈끈한 선후배간의 유대와 친구간의 우정으로 두달에 한번씩 모임을 갖고 있다. 그리고 때로는 가족모임을 가져 우의를 두텁게 하고있다. 공대와 의대에 주로 진학했던 우리 멤버들은 대학에서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는 이용석(연세공대) 박춘배(인하공대) 하동삼(미버지니아대) 김재화(강릉대) 최충현(강릉대) 김용수(한양공대)교수등이 있고 치과를 개업한 이창훈 신철수원장, 필자와 김만식 조태형이사, 한국이동통신의류승문이사, 특강산업의 남영환전무, 포네 트레이딩의 윤세중사장,오리엔트시계의 정민호이사, 삼성그룹의 송재익 이호성동문, 한창공업의 전재헌사장(50회)과 미국에 있는 김상훈 이영만동문, 그리고 미컴퓨터하드디스크드라이브 제조업체인퀀텀사의 한국법인 대표로 박용진사장이 있다. 우리모임의 공식명칭은 "경아"인데 그 의미는 우리가 20년전관심을 가졌던 아마추어 무선과 순수한 아마추어 모임이라는 의미의 "경복 아마추어"에서 나왔다. 또 70년대초 한창유행했던 별들의 고향의 여주인공 이름 "경아"와도같아서 여러사람이 쉽게 부르고 재미있게 기억할 수 있는 멋진 이름이라 생각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