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88) 손목으로 치면 방향성 나빠진다

다음 정도의 "골프 대화"가 되는 "골프 가족"은 행복하다. -남편이 웃으며 집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오늘 더블보기가 하나도 없었어" 이때 아내의 대답이 "어머 오늘 드라이버가 아주 잘 맞았군요" 정도되면 극히 수준급의 대화. 그경우 보통 "3퍼트 부재"를 더 올릴텐데 사실 그것은 이차적인 문제이다. 아마추어는 일단 드라이버가 맞아야 더블보기가 원천적으로 예방된다. 그걸 아는 아내는 대단한 골프센스를 갖고 있다. -어느 골프 좋아하는 아버지가 딸을 선수로 키우고 있었다. 그런데 딸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빠 오늘은 다 괜찮았는데 짧은 어프로치샷이 영 안됐어요. 거리는 어느정도 맞는데 방향이 조금씩 빗나갔거든요" "음. 내가 보질않아 정확한 진단을 해줄수는 없지만 그 경우라면 손목 장난을 하는것 같구나. 짧은 샷도 상체회전으로 치며 헤드를 "툭" 떨어뜨려줘야 하는데 손목으로만 치니 방향성이 나빠지는 것이지. 그점을 염두에 두고 연습좀 해보렴" 그 아버지는 로 핸디캡 골퍼가 분명할듯. -남편이 집안에서 손톱을 깎고 있었다. 그런데 손톱이 옆으로 튀며 아내의 얼굴로 날아 갔다. 그 아내는 화를 냈을까. 아니다. "아니 당신은 쇼트홀에서도 OB를 내세요?" 이정도 분위기라면 부부싸움은 없다. -남편이 홀인원을 하고 귀가했다. 들뜬 남편은 그 과정을 길고도 길게 설명했다. 경청한 아내가 조용히 물었다. "아니 홀인원이 그렇게도 좋은 거유" 이건 정말 맥빠진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