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경제살리기' 나섰다" .. 경제장관회의 주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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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통령의 "경제살리기"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김대통령은 오는 31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경제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는데 이어 4월1일에는 경제5단체장과 오찬회동을 갖는다. 또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인 4월 2-4일경 경제문제를 집중 논의할 여야 경제영수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김대통령이 이처럼 경제살리기를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은 국정혼란의 상당부분이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한보사태나 김현철씨의혹, 삼미부도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국정운영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여론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야권이 최근들어 폭로전을 자제하고 경제문제로 정국을 전환시키고 있는 점도 김대통령의 행보를 빠르게 하고 있다. 경제5단체장 오찬의 경우 본인들에게 27일 통보할 정도로 결정자체가 최근 이뤄졌으며 경제영수회담도 공식적인 야권의 제의 이전에 내부적으로 전격 수용한 것이다. 청와대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한보사태가 원만히 수습되고 정치권이 분위기를 잘 잡으면 경제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경제장관회의 주재에 이은 경제5단체장오찬, 여야경제영수회담 등은 자연스런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김대통령이 국정의 최우선과제를 경제살리기에 두겠다고 강조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일련의 경제관련행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경제는 지난친 비관도 바람직하지 않고 지나친 낙관도 금물"이라며 "경제상황이 심리적 기대수준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할때 분위기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제문제가 정치.사회상황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며 "여야간의 대화로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시각 등이 일치를 보이면 경제살리기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야가 "한보.현철"정국의 극심한 대결구조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김대통령은 정국이 "경제정국"으로 전환되는 것을 이용, 국정운영의 고삐를 다시 죄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