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대출 전략 '고민' .. 산업경기 전망 "들쭉날쭉"

은행대출에 주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산업경기 전망이 예측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은행들도 대출을 늘릴 것인지 줄일 것인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1일 H은행이 작성한 "97년 산업별 경기 전망"이란 내부자료에 따르면 연구소 등 각 예측기관들은 일부 업종에 대한 경기전망에서 상당한 편차를 나타냈다. 석유화학업종의 경우 한국신용정보는 아주 밝은 경기전망을 내놓은 반면 삼성경제연구소는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따라 H은행은 석유화학업종을 3등급으로 분류, 여신수준을 현상태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조선업종에 대해서도 삼성경제연구소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한국신용평가는 현상유지는 할수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산업연구원은 섬유업종을 현수준에서 대출해줘도 무방한 것으로 예측했지만 한국신용정보 등은 사양산업에 포함시켰다. 연구기관들이 조사한 내용과 은행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내용에도 상당한 차이를 보여 자동차.운송장비의 경우 한국신용정보 삼성경제연구소 산업연구원 등은 성장둔화로 관측한 반면 이 은행은 1등급으로 분류했다. 이 은행은 1등급 업종을 성장유망산업으로 보고 대출금을 꾸준히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은행 관계자는 "산업과 기업의 유망성을 제대로 평가할줄 아는 기관이 없다보니 이같은 현상이 생겨난다"며 "다른 예측기관의 전망을 참고로 하겠지만은행 자체 분석에 따라 대출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은행의 한 임원은 "한보에서 보듯 대출과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객관적이지않은 측면도 있지만 결과만 보고 모든 것을 단죄하는 풍토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