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해외자금시장 "진로 쇼크" .. 일본은행, 대출 축소 강구

단기외화자금시장에 "진로 쇼크"가 일고 있다. 연초 한보철강과 삼미그룹의 도산으로 대외신인도에 치명타를 입었던 국내금융기관들이 또다시 "시련"에 봉착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금융기관들은 이제 국내금융기관보다는 한국이라는 국가신용도 자체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보 삼미 도산이후 가까스로 살려놨던 "크레딧 라인"의 일부가다시 끊길 조짐을 보이는가 하면 조달금리도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래선 중단 =기존 거래를 터고 있는 해외은행들이 차환조달(롤오버) 규모를 급속히 줄이고 있다. 일본계은행은 특히 지난달초 한보.삼미 쇼크이후 끊어졌던 자금공급선을 재개하는 협상과정에서 "앞으로 30대 그룹중 다시 도산하는 기업이 있을 경우더이상 자금대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계 은행은 한국계금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자금대여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계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미 10여개의 은행이 한국계금융기관에 대한 추가자금 제공이 불가능하다는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 은행은 표면적으로 신용도 재평가 등을 앞세워 자금대여를 미루고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한국계기관을 기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모은행 관계자)는 설명이다. 차입코스트 상승 =한보.삼미 도산이후 국제시장에서 1개월이상의 기간물 차입금리는 0.15~0.20%포인트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일부 거래선이 끊기면서 제한된 크레딧 라인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다시 차입금리가 뛰어오르고 있다. 은행마다 편차가 있지만 적게는 0.05%, 많게는 0.15%포인트까지 올랐다. 종금사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최근 종금사들의 차입현황을 살펴보면 고려종금이 1년만기 FRCD를 리보에 0.75%, 제일종금은 5년만기 FRN를 리보에 0.65%, 대한종금은 3년만기 FRCD를 리보에 0.8%(총조달비용)의 가산금리를 붙여 조달했다. 이중 고려종금의 차입조건은 3년전과 같은 조건으로 대기업들의 잇단 도산이후 악화된 차입여건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