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업인] '기계/중공업 경영인' .. 그들은 누구인가

기계업계 최고경영진들은 ''강력한 리더십''을 경영의 주요덕목으로강조한다. 초소형 정밀기계에서부터 대형 중장비까지 사업분야가 복잡다기한데다종업원들도 쇠를 다루는 거친 사내들이어서 리더십을 통한 화합이 무엇보다중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장들이 한결같이 현장밀착경영을 강조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김정국 현대중공업사장, 박운서 한국중공업사장, 김재복 기아중공업사장 등이 소탈하면서도 뚝심있게 일을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면 추호석 대우중공업사장, 장효림 삼성중공업부사장, 박정인 현대정공사장 등은 대화와 설득을 통한 리더십을 중요시한다. 박운서 한국중공업사장은 행정고시(6회)에 합격한후 경제기획원, 청와대 경제비서실, 통산부 등에서 요직을 거친 관료 출신. 통산부 차관을 지내다 작년초 한중의 사령탑이 됐다. 취임후에는 "5.5.5운동"등을 통한 탁월한 추진력으로 한중의 경영정상화에 크게 기여했다. 박사장은 시원시원한 성격에 추진력을 겸비한 인물로 관가에서 유명한 사람이다. 통상전문가로 상대방의 전략을 꿰뚫고 좀처럼 양보를 하지 않아 "타이거박"이란 별명도 얻었다. 일 욕심이 많아 주위와 마찰을 빚을 때도 있지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는 자상하다는 평이다. 현대중공업은 김정국 사장의 총괄지휘아래 김형벽 사장이 중장비와 공작기계를, 김주영 부사장이 플랜트를 맡는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김정국 사장은 지난 6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92년 회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93년 잠시 인천제철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5개월만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부임했다. 그룹 6인 운영위원회의 일원으로 보스기질이 강하면서도 소탈한 성격을 지녔다는 평. 조업현장을 돌아다니며 근로자들과 대화를 나누는게 취미다. 추호석 대우중공업사장은 (주)대우 출신으로 해외사업관련업무를 오래 담당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공업의 세계화전략을 진두지휘, 매년 50% 이상의 수출증가를 달성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전무에서 사장으로 두단계 발탁 승진된 케이스다.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좋아하는 타입으로 외유내강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장효림 삼성중공업 부사장은 대구중, 경북사대부고, 영남대 법학과를 거치며 줄곧 학생회장을 지낸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제일모직 제일제당을 거쳐 93년 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93년 3천4백억원에 불과하던 중장비 매출을 작년말엔 7천억원으로 두배이상 늘린 영업통이다. 제일제당 재직시에는 조미료시장의 1위를 차지한 주역이기도 했다. 박정인 현대정공사장은 6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으며 정몽구 그룹회장을 따라 현대자동차써비스 현대정공 창설멤버로 자리를 옮겼다.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의 대표적인 "관리통"이다. 스키 골프 테니스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면서도 부드러운 대인관계가 돋보인다. 최근엔 인터넷에 자신의 ID를 갖고 부하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온라인으로 청취하고 있다. 강경호 한라중공업 부회장은 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출신으로 기계기술사 자격증을 보유한 엔지니어출신 전문경영인이다. 지난 72년 현대양행(한라중공업 전신)에 입사한 이후 25년 동안 외길을 걸어왔다. 그룹내에선 정인영 명예회장의 분신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엔지니어 출신답게 업무추진력이 강하고 신속한 일처리를 좋아한다. 김재복 기아중공업사장은 조용하면서도 소탈한 성격으로 친화력이 뛰어난 편이지만 한번 굳힌 결심은 어떤일이 있어도 지키는 소신파라는 평을 듣는다. 기아자동차에서 영업담당 상무를 지내다 92년 기아중공업 사장으로 부임했다.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으며 기계업계에서만 잔뼈가 굵어온 외곬 기계전문경영인이기도 하다. 정재식 두산기계사장은 서울대 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병유리(두산유리의 전신)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풍부한 실무경험에 대학교에서 경영학 강의를 할 정도의 해박한 이론을 접목시킨 전략가로 통한다. 문제가 생기면 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세밀하게 검증하고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초고속으로 밀어붙이는 공격적인 스타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