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103) 한국남자골프도 이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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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35)의 이번 기린오픈 우승은 다음 몇가지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김의 우승은 저 멀리 1941년 연덕춘프로의 전일본골프선수권대회 우승및 72년 한장상프로의 일본오픈 우승과 비견된다. 김과 막판까지 우승경쟁을 벌였던 마루야마 시게키는 오자키군단의 집요한 영입노력에도 불구, "내가 왜 그 무리속에 포함되느냐"며 독자적 골프를 추구하고 있는 근성의 선수. 그 마루야마를 비롯 점보 오자키 등 현 일본 톱프로들이 모두 참가한 대회에서의 정상 정복은 73년 일본투어 출범이래 한국남자프로골프의 가장 값진 승리가 이닐 수 없다. 일단 길을 터 놓으면 그 다음이 한결 쉬워진다는 점에서 김의 우승은 한국남자프로들의 일본투어 진출을 개척한 셈.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려는 한국남자프로들의 노력은 임진한이 그 효시이고 강욱순과 김종덕이 그 뒤를 이었다고 볼 수 있다. 김은 지난 95년 겨울 아시안투어의 거의 전대회를 뛰며 해외 우승을 노렸었다. 김의 이번 우승은 그같은 "외국 두드리기"의 산물. 김종덕과 지난해 APGA 상금왕인 강욱순의 성취는 이땅의 젊은 프로들에게 "국제적 도약 가능성"을 실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지난 90년 아시안투어 상금왕인 프랭키 미노자 (필리핀)는 그 자격으로 91년 미매스터즈에 초청 받았었다. 만약 김종덕이 아시안투어의 남은 두 대회에서 선전,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메이저 출전의 길도 열릴지 모른다. 한국남자골프도 이제 조금씩 "해외무대 저력"이 생기는 것 같아 기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