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살리기" 총력체제 .. 쌍용 사업구조조정 왜 나왔나

쌍용그룹의 이번 사업구조 조정은 쌍용자동차의 경영난에 따른 그룹 전체의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특히 그룹전체가 쌍용자동차를 살리기위한 총력체제 구축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으로 받여들여지고있다. 쌍용그룹 경영불안의 진원지가 쌍용자동차라는데 이견이 없다. 지난해말 현재 부채가 3조7천억원에 달하고있고 누적적자만도 5천억원을 넘어섰다. 김석준 회장이 그룹의 최대경영목표를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에 두고 지난 2월부터 매주 1회이상 평택공장에 머무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번 사업구조조정은 자동차에서 비롯된 이같은 쌍용그룹내 경영불안을 구조적으로 해소하기위한 출발로 평가되고있다. 도곡동 쌍용자동차연구소등 보유부동산의 매각만으로는 현 상황을 돌파하기가 쉽지않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절박한 상황에서 택한 방안이 바로 조직의 슬림화. 다시말해 유사 업종을 통합, 조직의 효율과 시너지효과를 높이기위한 조치라고 그룹측은 밝히고있다. 우선 쌍용정공과 쌍용중공업의 합병은 자동차부품 생산체제를 강화해 자동차사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데 목적을두고있다. 쌍용건설과 쌍용엔지니어링의 합병은 양사가 갖고있는 시공과 설계의 기능을 통합, 건설관련 사업을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종합건설업체 육성에 주안점을 두고있다고 그룹은 설명했다. 또 쌍용경제연구원은 쌍용투자증권에 흡수합병하되 각 산업부문별 연구인력을 대거 관련 계열사로 전진배치, 실질적인 지원효율을 높이기겠다는계산이다. 대표적인 지원부서로 꼽히는 종합조정실등 4개 그룹기구 인력 1백80명중 20%선이 각 계열사로 되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이와함께 자동차 정상화를 위해 다른 계열사를 통합하는 고난도 외곽치기식 자구노력의 하나라는 지적도 없지않다. 자동차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특례조치를 통한 증자등을 정부에 요구하고있는 쌍용그룹이 부동산매각등 자동차의 직접적인 자구책이외에 간접적인 자구책을 추진하고있다는 분석이다. 쌍용그룹은 이번 사업구조 조정으로 장기적으로는 자동차분야 지원이 강화되고 통합분야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쌍용중공업과 쌍용정공의 경우 프레스 디젤엔진등 자동차부품 생산체제가 일원화돼 시너지효과가 높아지고 건설부문은 설계기능의 강화로 사업수주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조직체중감량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날것으로 우려된다. 계열사 통합및 그룹기구인력의 계열사 복귀때 지원부서 인력의 중복으로 적잖은 인사이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당초 예상보다 조직개편의 규모가 작아 2차 사업구조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