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시장 급속냉각

기업들의 리스트럭처링 바람을 타고 활황세를 지속해온 컨설팅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물밀듯이 몰려들었던 외국계 컨설팅업체들중에서도 국내사업을 철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국내 토착형 컨설팅업체들도 영업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경기 악화로 기업들이 컨설팅및 교육비를 대폭 줄이면서 최근들어 컨설팅 의뢰건수가 절반정도로 급감했다. 특히 외국계 컨설팅업체들의 경우 시장둔화에다 기업문화의 갈등까지 겹쳐 한국을 뜨는 사례가잇따르고 있다. 세계 5위의 컨설팅업체 딜로이트&투시는 최근 국내 합작파트너였던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지분을 완전 철수했다. 이에따라 딜로이트&투시의 한국사업은 안건회계법인과의 지분참여 없는 협력관계만 유지하게 됐다. 리엔지니어링의 창시자 해머가 설립,리엔지니어링붐과 함께 국내에 상륙했던 CSC인덱스도 진출 2년을 채우지 못한채 국내에서 철수했다. 이와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외에도 현재 2~3개 외국계 컨설팅 업체들이 철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국내 토착형 컨설팅업체들도 사업부진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컨설팅업체인 A사는 최근 아동교육용 교재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사업을 철수했다. 또 과거의 주력사업이었던 통신교육부문도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어 사업철수를 검토중이다. 창립 20년이 넘는 중견업체인 B사도 주력업무인 산업교육의 수강생이 예년의 30%에도 못미치는 형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개강중인 과목의 경우 평소 수강생이 30여명을 웃돌았으나지금은 8명뿐"이라고 푸념했다. 국내 컨설팅업계의 대표주자인 C사의 경우 예년 이맘때쯤에는 7~8건 정도의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나 현재는 4건에 불과하다. "규모면에서도 경영전략등 대형 프로젝트는 거의 없고 대부분 인사.조직등 소규모 컨설팅쪽으로 의뢰가 몰려 있다"는게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올 한햇동안 외국계 업체의 철수나 경쟁력 없는 국내업체들의폐업이 늘어나는등 컨설팅업계 전체가 구조재편의 시기를 맞게 될 것"(D사S상무)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