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일자) 금융개혁위원회가 간과한 문제들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을 공정거래위원회처럼 총리직속의 별도 행정기구인 금융감독위원회로 통합하자는 금융개혁위원회안은 좀더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정부조직 측면에서 보더라도 문제가 있다. 다른 어느 나라에도 금융을 두 정부부처에서 나눠 다루는 곳은 없다. 책임과 권한을명확히해야 한다는 조직원리의 기본에 반하는구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금융감독위원회에 금융정책기능까지 줘 일원화한다면 그것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아니라 금융부를 신설하는 것이고, 세제를 떼내되 더욱 강력하고 방대한 옛날의 재무부를 내놓자는 것이다. 오늘의 금융 그 숱한 문제가 강력한 재무부에서 발원한 것이고 보면 이 또한 되풀이돼서는 안될게 자명하다. 감독체계개편을 포함한 금융개혁은 과거에 대한 겸허한 반성과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해야한다. 금융업종간 벽을 허무는 겸업주의를 지향키로한 이상 은행.증권.보험등 업종별 감독기관을 통합 일원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부기구로 통합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금융에 대한 관치를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시대에 역행(역행)하는 꼴이 된다. 정부기구로 통합해야 하느냐, 아니면 현행 은행.증권.보험감독원과 마찬가지의 민간기구로 통합해야하느냐는 논의가 거의 나오지도 않고 있다는 점은 놀랍다. 한은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금융기관에 대한 영향력이 더 클지도 모르는 민간기구의 출현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고, 재 경원등 관련공무원들도 정부기구로 통합하기를 바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등 기존 감독기관직원들을거의 포용하게된 금융감독위원회가 정부기구로 설치될 경우 그것을 민간기구로 할 경우보다 충격과 부작용이 훨씬 많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숱한 전문인력들을 일반직 공무원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이들과 공무원과 보수격과등을 감안할때 문제가 적지않다. "작은 정부"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전문인력 확보를 뒷받침하기위해서도 통합된 감독기구는 정부조직이 아니라 현행증권 보험감독원처럼 수수료등 자체수입에의한 독립괘산기관으로 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 감독기능 통합후에도 한은이 일반은행의 채무인수 보증 경영지도 편증여신등에대한 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게하고 증권.선물시장의 불공정거래방지등 특수심리조사를 담당할 증권 선물거래위원회를 별도기구로 두겠다는 것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감독기능 일원화 취지에 맞지않기 때문이다. 통화신용정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일반은행에대한 검사 감독원이 필요하다는게 한은주장이나, 그런 필요성이 있는 경우 한은이 감독위에 특별검사를 의뢰하는등 협조해나가면 족하다고 본다. "금융의 자율성"이 우러가 추구하는 개혁의 목표고,바로 그렇기 때문에 감독체계도 그에 맞게 짜야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