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우수산업디자인 상품전] 모닝글로리의 디자인 성공사례

국내 최대의 문구 기획유통업체 모닝글로리. 이 회사는 제품마다 수량을 한정해 판매한다. "나만의 물건"을 찾는 소비방식에 맞춰 제품의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생활용품인 머그잔은 한 스타일당 많아야 2만개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같은 스타일이라도 컬러당 6천개까지만 만든다. 소비자들이 아무리 아우성쳐도 그 이상은 만들지 않는다는게 이 회사 방침이다. 이처럼 한정판매를 고집하면서 매출을 늘리려면 디자인 개발이 활발해야 한다. 이 회사가 디자이너를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닝글로리의 디자이너 수는 현재 1백여명, 전 직원의 3분의 1이다. 이 회사 취급하는 제품수가 3천여가지이니 디자이너 한명당 30여종을 맡고있는 셈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문구회사이기 이전에 디자인회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전통은 창업때부터 비롯됐다. 지난 80년 교보문고내에서 문구센터를 운영하던 한중석 사장은 국내 문구업계가 살아남을수 있는 유일한 길은 디자인을 가미한 문구생산이라고 확신했다. 물질적 풍요의 시작과 개성이 뛰어난 신세대의 등장을 재빨리 파악한 것이다. 맨처음 모닝글로리가 뛰어든 분야는 노트제조. 후발업체로서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종이재질을 미색의 중성지로 바꿨으며 당시 제본방식인 유선제본과는 다른 무선제본방식을 택했다. 이는 물론 깔끔한 디자인을 내놓으려는 전략이었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이 회사는 단숨에 노트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에 이른다. 노트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각종 학용품을 비롯해 필기용품 사무용품전문가용품 팬시용품 분야에 잇따라 진출했다. 탁월한 디자인과 철저한 품지관리만 이뤄진다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충분히 판매할수 있다는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문구 기획유통회사 1위자리를 굳힐수 있었다. 이 회사는 수출에서도 시작부터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생산을 거부하고 자사브랜를 고집했다. 자체적으로 세계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야만 독자적인 수출망을 갖출수있다고 본 것이다. 처음엔 불가피하게 대리점을 통해 수출해야 했으나 지난 94년부터는 모닝글로리 이름으로 해외에 문구점을 열고 있다. 독자 브랜드 수출전략으로 수출액도 급격히 늘고 있다. 92년 1백만달러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 95년엔 8백만달러 96년엔 1천5백만달러로 늘었다. 매출도 지난 95년 7백50억원, 지난해에는 1천억원을 넘어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