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소주시장도 '연고' 싸움 .. 진로-선양/백학

"충청인의 술, 선양.백학이냐 진로냐" 그동안 충청인의 술로 자리잡아온 선양과 백학이 최근들어 진로와 지역주자리를 놓고 한판 샅바싸움을 하고 있다. 이는 지난연말 지역주보호 50%제도가 위헌결정으로 사실상 지역주보호의무가 무너지면서 지역시장 점유율을 높이기위해 소주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비롯된 것. 이같은 공방전은 진로가 청원공장 가동을 계기로 최근 충청지역 소주는 진로가 대표한다는 내용의 홍보를 하면서 불을 댕겼다. 진로는 "세계적인 백제문화, 세계제일 진로소주 충청도의 자랑입니다"라는 광고문안과 함께 지역내에 19개 사업장에서 연간 4천2백억원의 세금을 충청도에 납부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전 충남.북지역 대학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중부지역 근무자는 이 지역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취업시키고 있다고 홍보했다. 한국과학기술원에는 4억6천만원의 석좌기금을 지원했고 음성 꽃동네에는 2백병상규모의 병원을 건립, 기증했으며 청원군지역 30개 마을에는 마을회관을 건립해줬다. 이처럼 진로측은 충청지역의 발전을 위해 인적 물적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데다 선양 백학보다 매출도 월등한만큼 충청지역 대표주는 진로소주라는 주장이다. 특히 백학은 이미 부산의 대선이 25%의 지분참여와 함께 관리 생산 영업등 대부분의 책임자급이 대선출신이고 선양도 올초에 두산에 매각을 추진하는 등 지역주 개념이 깨지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에대해 충북지역을 대표하는 백학과 대전.충남지역을 대표하는 선양은 진로측의 주장은 말도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백학은 충북지역에서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향토기업으로 성장해왔는데 사세만을 이유로 진로가 지역주 자리는 넘보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백학은 진로의 행동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밀어내는 격''으로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행위로 고발할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진로가 청원공장을 근거로 지역주홍보를 하고 있지만 진로청원공장은 제조면허를 받은 게 아니라 병입만 하는 공장으로 진정한 의미의 소주공장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대전.충남지역을 대표하는 선양도 진로의 지역주 도전에 대해 논의할 가치도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24년동안 대전.충남지역 터줏대감행사를 해왔는데 공장을 충북청원에 두고 있는 진로가 대전 충남지역까지 연고를 주장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선양은 앞으로도 진로가 계속 지역주라는 홍보를 할 경우 공정거래위훤회에고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백학 곽성길 전무이사는 "아무리 진로가 지역주라는 홍보를 하더라도 지역민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충북에는 백학이, 대전충남에는 선양이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지역소주상권 장악을 위한 소주업계의 경쟁은 진로 선양 백학 등이 전개하고 있는 충청지역에서와 같이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