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아웃소싱

한국경제는 본격적인 구조조정기에 들어선 느낌이다. 극심한 경기침체가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재계에서마저 기업구조조정특별법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불황이 아니더라도 구조조정은 필연적 추세이다. 선진국들의 경제가 이미 그같은 변혁을 이룩해내고 있다. 80년대에 몰락할 것 같았던 미국경제가 요즘 승승장구하는 것도 구조조정이라는 엄청난 시련을 겪어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아웃소싱이 새로운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통산부는 작년에 외부기관에 위탁하여 아웃소싱위원회를 설치했다. 현상과 효과, 향후의 발전과제 등을 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전략적 아웃소싱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아웃소싱은 외부의 전문적 기술 또는 정보를 활용하여 자기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코스트의 삭감뿐만 아니라 인재라는 경영자원을 유효적절히 활용하여 보다 경쟁력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대만의 기업에 제품 생산을 위탁하는가 하면 소프트웨어는 인도 회사에 맡기는등 다양한 아웃소싱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도 공장없는 기업이 늘고 있는가 하면 한편에선 벤처기업 육성을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 현상이 모두 아웃소싱과 관련되어 있다. 아웃소싱은 수동형과 적극형이라는 두가지 형태를 상정할수 있다. 효율화와 경비절감을 도모하기 위한 것을 수동형이라고 한다면 적극형은 외부의 전문성 부가가치 창조성을 이용하여 외부와 내부의 힘을 결합시키는것이다. 기술이나 정보 등 자기회사의 약점을 가장 강한 외부 자원으로 보강하는 것이다. 이른바 베스트 앤드 베스트 (Best and Best), 강자끼리의 동맹이다. 물론 여기에도 노하우의 유출, 고용유동성의 부족, 계약의 불투명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뒤따른다. 그러나 국경이 없어진 세계화경제시대에서 아웃소싱은 경쟁력을 확보하는 최대의 무기가 아닐수 없다. 한국의 기업들은 모든 것을 독차지하여 자사중심으로 하려는 관행이 있다. 이제 이런 구조를 깨고 아웃소싱시대를 열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