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표 '국정챙기기' 나섰다" .. '병역 수렁' 탈출 모색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야당후보와의 차별화를 위해 민생현장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국정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대표로서는 국정현안에 뛰어들어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병역공방으로 조성된 수렁에서 탈출하는 한편 일하는 여당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지난 12일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과 한덕수 통산산업부차관으로부터 각각 경제현안을 보고 받은데 이어 13일에는 충남 연기군 경부고속철도 시험구간인 신정교와 운주터널공사현장을 둘러봤다. 또 이날 오후에는 전북 김제군로 이동해 육가공공장과 장미화훼단지로 방문해 농어촌구조조정사업의 성과를 점검하고 농민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경부고속철도 건설공사현장에서 이대표는 김성남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중부종합건설공사 사무소장의 보고를 받은후 미국의 안전진단회사인 WJE사의 지적사항을 일일이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이대표는 "고속전철 문제는 국민이 납득하고 신뢰하는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뒤 "국민적 관심이 집중돼 있는 만큼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대표는 이달 중순까지 전국 곳곳의 민생현장을 돌아보고 난 뒤 조만간 당정회의를 열어 각종 정책대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따라 14일에는 농어민 단체 협의회, 18일에는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와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19일에는 경남농업경영자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대표측은 "이대표의 "국정챙기기"는 여러 후보가 난립해 개인신상을 거론하는 이전투구식 정쟁이 성행하는 대선구도에서 정책으로 승부하는 분위기를 선도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대표의 차별화 전략이 병력면제공방의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