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제도개선] 재산권 앞세워 '철옹성에 구멍'..의미

11일 건교부가 밝힌 그린벨트 제도개선 방안은 그 어느때보다 규제완화폭이크다. 지난 71년 그린벨트지정이후 그동안 철옹성처럼 지켜져온 규제가 무너지기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번 규제완화방안은 정부가 지난 93년 주택증축허용 규모를 60평으로확대한데 이어 생활편익시설의 설치까지 허용했다는 점에서 그린벨트 잠식의본격적인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선안 시행으로 전국 102개 읍.면.동에서 모두 43만여평의 그린벨트에 병원 상가 은행 학교 체육시설등이 들어서게 된다. 또 10만3천가구에 이르는 원주민들이 분가용 주택을 마련한다는 명분아래 기존 주택을 90평까지 증축할 것으로 보여 그린벨트내 호화대형주택이 대거들어설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개선안이 "실제 그린벨트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의 생활불편 해소를 위한 것이므로 환경훼손및 투기행위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이는 이번 개선안이 정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신한국당의 밀어부치기식 압력에 의해 마련된 것인 만큼 다분히 정치논리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정부 관계자들조차 생필품수퍼마켓 병원 은행등 생활편익시설의 입지 허용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의 증축허용범위(90평)도 생활불편 해소 차원을 넘어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더우기 필지를 합한 대지에 대해서는 다세대주택 형태의 대형주택 건축까지허용돼 그린벨트에 호화빌라까지 등장할 소지를 제공했다. 부동산가에서도 이번 조치로 인해 이미 투기수단화 돼버린 그린벨트내 이축권의 불법 거래가격의 급등세를 점치고 있다. 이에따라 그린벨트내 생활편익시설및 대형주택 건축을 노린 투기행위가 성행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그러나 이번 개선안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농촌지역을 제외하고는 5백평방m 이상의 대지가 흔하지 않을 뿐더러 생활편익시설 입지 용지도 그리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 시설물의 입지조건의 강화로 대기업의 진출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낙관, 그린벨트 훼손이 우려하는 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개선안이 시행된이후 "소유권 변동에 없었던 나대지에 한해 시설설치를 허용한다"는 제한규정에 대해서는 일부 토지 소유자들이 위헌소송을 제기, 위헌 판결을 받아낼 가능성이 높아 시설물 입지 면적이 훨씬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 그린벨트내 설치허용 시설 ] 생활체육시설(시.군.구단위) - 체육관 수영장 볼링장 테니스장 체력단련장 에어로빅장 탁구장 게이트볼장 생활체육시설(읍.면.동단위) -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 체력단련장 롤러스케이트장 문화시설(공동) - 문화예술회관 도서관 시민회관 의료시설(공동) - 병원(종합병원 제외) 치과병원 한방병원 의원 조산소 판매시설(공동) - 생필품슈퍼마켓 농.수.축협직판장(대형할인점 백화점은 제외) 금융시설(공동) - 은행 신탁 보험시설 지역공공시설 - 사립고등학교 새마을금고 지역의료보험조합사무소 마을공동주차장 농.수.축산물공판장 교육청 세무서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