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세계] "이젠 들러리가 아닙니다"..조연모델 전성기

조연급 연기자들이 인기광고모델로 뜨고 있다. "들러리"로 등장한 조연급 모델의 인기가 주연의 인기를 웃돌아 빅스타를 제치고 주연의 자리를 차고앉는 사례가 늘고있는 것. "조연모델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조연들이 인기를 끌고있다. 가장 눈에 띄는 조연연기자 모델은 최종원과 권용운. "마누라죽이기"등 여러 영화에서 빛나는 조연으로 성가를 높였던 최종원은 올들어 광고계에 조연모델로 진출했다. 박중훈 혼자서 외롭게 이끌어 가던 OB라거맥주광고시리즈 3편인 "북에서 온 간첩"편부터 조연모델로 나오는 그는 박중훈과 명콤비를 이루며 장안에 OB라거광고바람을 일으켰다. 특이한 표정과 탄탄한 연기로 기대이상의 역할을 해낸 그는 최근 능률협회컨설팅과 현대리서치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호모델조사에서 빅스타군(박중훈 채시라 최민수)을 따돌리고 소비자가 뽑은 "최고 모델"이 됐다. 이같은 인기의 여세를 몰아 지금은 라거맥주광고외에 빙그레뉴면과 고려당광고의 주연모델로 도약, 광고계를 휘젓고 있다. 모델료도 치솟아 라거맥주광고에 처음 출연했을때는 6개월 단발에 2천만원대였으나 최근 계약을 연장하면서 4천만원대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빙그레뉴면광고에서는 6개월 모델계약에 6천만원을 받아 조연급 모델로서는 최고액을 받고있다. 권용운의 활약도 대단하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는 카피로 잘 알려진 SK텔레콤 011이동통신 1차광고시리즈 "형사편" "사자편" "구조대편"에서는 주연모델 채시라를 보조해주는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개시된 2차시리즈 1편 "살다보면 한눈팔때도 있다"에서는 채시라를 밀어내고 일약 주연모델로 발탁됐다. 모델료는 1차광고시리즈에서는 연간 5천만원이었으나 현재 나가고 있는 2차시리즈에서는 1년 모델료가 1억2천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권용운은 011광고의 인기를 등에 업고 무좀약 나미실광고에 주연모델로 기용되고 동양제과의 썬칩광고에도 출연중이다. 그는 최종원에 이어 선호모델 2위를 차지했다. 연극배우 명계남도 뜨는 조연모델중 하나. 하이트맥주광고에서 욕심많은 횟집주방장으로 등장하는 그는 광고주와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중. 얼마전에는 또 씨큐리티(보안)업체 에스원의 "세콤"광고에 영화배우 김승우와 공동 출연, 특유의 개성연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말고도 주연 못지않게 빛을 발하는 조연광고모델들이 적지 않다"며 "최종원 권용운처럼 광고계의 조연시대를 열어갈 모델들이 속속 출현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