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학회 창립총회/학술대회] 주제발표 : 박덕배
입력
수정
한국경제의 제상황을 집중 탐구할 목적으로 한국경제연구학회(회장 김기태 성균관대 교수)가 출범했다. 한국경제연구학회는 지난 18일 성균관대 종합강의동에서 창립총회를 겸해 학술대회를 가졌다. 우리경제가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학술대회는 12명의 주제발표자가 나서 한국경제의 현상황을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하고 조망했다. 박덕배 제일은행 조사연구실과장의 주제발표를 간추린다. ====================================================================== [ 개방화.자율화시대의 통화관리 ] 금융자율화 진전에 따른 파생상품 등의 발달로 통화의 정의가 점점 모호해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등으로 단기금융시장과 채권시장마저 빗장이 열리면 외국자본의 국내 유출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또 멀지않아 전자화폐가 널리 보급되면 화폐 수요함수의 불안전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통화당국은 현행 통화관리방식으로는 통화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시 말해 시장 메커니즘에 의한 간접규제방식으로 통화관리를 전환하기 위해 콜시장 및 국채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의 하부구조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콜시장은 금융기관간 일시적인 자금 과부족 문제를 해결, 각 기관의 중.장기 자금운영을 원활히 하는 대표적인 단기자금시장일 뿐만 아니라 통화정책에 파급되는 매우 중요한 하부시장이다. 그러나 국내 콜시장은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시장의 분할,편법적 거래, 자금수급의 불안정성 등의 문제점들이 지적돼 지난 95년9월 새롭게 개편되었다. 이런 일련의 변화들은 콜시장의 자금배분 효율성과 경쟁력 제고, 국채시장의 활성화 등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통화당국의 통화관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국내 통화관리의 방향은 먼저 국채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국채를 대상으로 하는 공개시장조작 위주의 간접 통화관리 방식이 점차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채 유통시장은 금융시장의 대표적인 시장금리지표를 제공해주는 금리정책 수행의 중추적인 장이 될 것이다. 또 적정수준의 통화관리보다 단기금융시장의 금리안정에 무게가 실릴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콜시장 등 금융시장의 하부구조가 완전히 성숙되지 못한 현단계에서는 통화량이나 금리 등 어느 한 지표에 치우치기 보다는 양쪽 모두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