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금융위기 이길수 있을까'..금리 인상 등 정공법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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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발생한 세계증시동반폭락의 진원지인 "홍콩". 요즘 세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과연 금융위기를 이겨낼수 있을까"하는 우려섞인 시선이다. 지난 7월 중국반환이후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다. 이같은 관심은 꼭 경제적 이유에서만은 아니다. 이번 사태가 중국의 야심찬 통일실험인 "일국양제"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척도구실을 한다는 점도 한 배경이다. 자본주의(홍콩)와 공산주의(중국)가 한틀 속에 묶일수 있냐는 점에서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과 홍콩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찰떡궁합"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양측의 긴밀한 "공조"는 아직 위기해결까지 이르진 못했더라도 파장을 최소화하는데는 상당히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기발생시 양측의 입장이 다르면 문제가 심각할 것이라던 국제금융가의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셈이다. 이번 사태의 담당라인은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홍콩재무부-홍콩통화국(HKMA,중앙은행과 같은 기능). 주가폭락에 대처하는 이 세 기관의 "공조플레이"는 거의 환상적이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예컨대 다이 시안글롱 인민은행총재는 홍콩증시가 폭락하자마자 즉각 외국언론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인터뷰의 핵심은 홍콩금융당국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약속. 그는 "홍콩금융당국은 홍콩달러의 안정성을 유지시킬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으며 중국은 필요시 1천3백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풀어 지원할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신속한 대응과 관련, 인민은행관리들은 "우리는 홍콩반환이전부터 "위기발생"에 대비해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하는등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중국당국의 "배려"에 자신감을 갖은 홍콩당국은 위기를 정공법으로돌파하고 있다. 이틀만에 금리를 10배이상 올리고 정부재정을 마음껏 쓰는등 초강수를 두고 있다. 주가하락 등 일시적인 위기를 겪더라도 결코 "투기꾼"들에겐 질수 없다는 강한 의지다. 태국 등 다른 동남아국가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없어 사태를 정면돌파하지 못하고 편법만 찾다가 오히려 악화시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셉 얌 HKMA국장과 함께 이번 사태수습을 총지휘하고 있는 도날드 창 재무장관은 지난 23일의 주가대폭락직후 "오늘은 매우 재미난 날이었다.결코 긴장된 날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홍콩관리들의 자신감이 어느정도인지 보여준다. 홍콩금융위기가 언제쯤 가라앉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태국 등 다른 동남아국가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적어도 중국과의 공조체제가 계속 유지지되는한.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