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 이사람] '외환/파생상품론' 펴낸 이재웅 <교수>

"현행 시장평균환율제도를 신복수통화환율제로 바꿔야 합니다. 정부가 목표환율제나 참고환율제를 통해 중심을 잡아줘야 기업들이 믿고 투자계획을짤수 있지요" "외환및 파생상품론"(법문사)을 펴낸 이재웅(64) 숭실대교수는 "외환위기와증시공황이 함께 닥친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환율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책에서 벼랑끝에 몰린 태국 바트화를 비롯 동남아 각국의 외환동향을 분석하고 우리나라 환율제도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외국환 평형기금,환포지션과 통화량관계, 외화대출및 지급보증, 자본자유화에 관한 한일비교, 선물거래와 스와프 옵션 등에 대해서도 폭넓은 대안을 내놓았다. 한국은행 외환관리부장 시절 시장평균환율제 도입에 대해 "수출격감 사치품수입범람 등을 초래해 우리경제를 망칠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던 그는 오늘의 외환위기가 90년 3월부터 시행된 시장평균환율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의 슈퍼301조 등 통상압력을 피한다는 구실로 채택된 이 제도가 외채누적및 외환보유고 감소, 만성적자를 초래했다는 것. 따라서 그는 무역량 가중치의 독자통화 바스켓페그 방식에다 무역외및 자본거래의 두 요소를 가미한 신복수통화 바스켓페그 제도가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가들의 반대가 거셀땐 현행제도를 표면적으로 유지하되 월별 분기별 환율동향을 검증해 중앙은행이나 외국환 평형기금이 사후개입, 적정선으로 조율하는 것이 좋다는 제안이다. 그는 "외환보유고가 3백억달러라지만 실제 가용외화는 절반정도밖에 안되는현실에서 시장평균환율제도는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에서 인심난다고 돈이 있어야 풀고 조절도 하죠. 외국환관리가 과거의 "원칙금지.예외자유"(포지티브시스템)에서 "원칙자유.예외제한"(네가티브시스템)으로 바뀐 상황에서는 환율상승 수출위축 수입급증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요" 그는 "홍콩의 경우 중국정부가 환율을 고정시킨채 금리를 올려 조절하려 했지만 증시폭락세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금리만으로는 근본해결이 안된다"고 말했다. 기업에 대해서도 "진실성의 원칙에 입각해서 회계상태를 투명하게 공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속옷까지 보여줘야 하는 판에 외투를 껴입는다면 국제적 신인도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외형경쟁이나 거품성장에 자만하지 말고 투명한 연결재무제표를 제시, 신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씨는 서울대법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은행 워싱턴사무소장 고려증권부사장고려투자자문대표 고려종합경제연구소대표를 지냈으며 "외국환관리론""증자론" "국제금융및 자본시장론" "기업법요론" 등의 저서를 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