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방지' 기로에 선 한국] (5.끝) 미 등 발빠른 움직임

"산업계는 기후변화문제에 대응하기위해 자발적 참여를 통해 책임있는 역할을 해가겠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산업계의 자발적 참여와 비용효과적 수단을 촉진하는 정책수단을 채택해달라" 일본의 경단련부회장 쓰지 요시후미 닛산자동차부회장은 경단련과 국제상공회의소 세계환경경제인협회가 공동으로 3,4일 양일간 개최한 "지구온난화방지 세계경제인포럼"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쓰지 부회장은 "달성불가능한 목표라면 곤란하지만 일본은 교통부문에서 자동차의 환경기술개발과 교통흐름향상, 물류효율개선이 이뤄지면 이산화탄소(CO2)를 현재보다 30%까지도 줄일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경단련의 공언은 교토회의 개최국의 산업계로서 "성의표시"로 보이긴 하지만 온실가스삭감에 대한 자신감도 반영돼있다. 정부대표자들이 벌이는 온실가스삭감협상은 혼전을 벌이고 있지만 일본 미국 유럽의 산업계는 지구온난화방지를 향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업계 철강업계 등은 대외적으로는 온실가스삭감이 업계의 생산활동을 위축시킨다고 엄살을 부리면서도 뒤로는 차체경량화 연비향상제고를 추진해왔다. 정부는 정부대로 보조금까지 주면서 천연가스차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차 등 온실가스배출이 적은 저공해차의 개발과 판매를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공해배출이 적은 대체에너지개발을 위해 "선샤인프로젝트""문라이트프로젝트"등 영화제목같은 이름의 국가프로젝트로 태양열발전 풍력발전 해양에너지 등 이른바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온실가스 0%삭감(동결)안으로 환경단체NGO(비정부기구)의 집중성토대상이 되고는 있으나 온실효과가 CO2의 2만배에 달한다는 HFC, PFC등의 온실가스감축기술은 세계 어느나라보다도 앞서있다. 또 지난 92년 시카고곡물거래소에서 아황산가스(SO2)의 배출거래제도를 실시, SO2 배출삭감을 달성한 경험도 있다. CO2 역시 국가간 배출권거래제및 기업간 배출권거래제 등 시장기능의 운영시스템만 보장되면 줄일수 있다는 태세다. 온실가스 배출주범으로 지목되는 석유메이저의 하나인 영국 브리티시 피트롤리엄(BP)사는 CO2 배출을 줄이기위한 "회사내 CO2 거래제"까지 실시한바 있다. 그러나 유난히 에너지의존도가 높은 고에너지소비 저부가가치의 산업 구조를 갖고있는 우리나라는 정부는 물론 업계조차 진지한 온실가스 저감대책을 추진하거나 공언한 적도 없다. 현재추세라면 CO2 배출량이 2000년에는 세계9위, 2010년에는 세계 6위에 달하는데도 말이다. 같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데 일본의 3배 가까운 에너지를 소모하는 고에너지 저부가가치 산업구조를 빨리 개선해가지 않으면 한국산업계는 21세기초에 기후변화협약에 의해 구조조정을 강요당할지도 모른다. 20세기말인 지금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해 구조조정을 요구받은 것처럼 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