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그룹 왜 무너졌나] 동서증권 부도 자금경색 직격탄
입력
수정
극동건설그룹의 붕괴는 최근의 금융위기와 주가폭락으로 주력계열사인 동서증권이 무너진데다 자본잠식상태에 있는 국제종합건설이 부도를 낸것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IMF 체제이후의 심각한 자금경색으로 인해 1조4천억원을 웃돈 동서증권부채와 3천6백억원규모의 국제종합건설부채 등 주력 계열사의 빚을 도저히 감당할수 없었던 것이다. 극동건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여신이 막히자 11월부터 동서증권에서 회사채지급보증 1천억원을 끌어다 쓴데이어 "증권사내부 건전성 준칙"에 따라 금지돼 있는 예금담보 및 발행어음보증 등의 방식으로 1천4백억원을 조달했다. 그러나 동서증권이 부도처리되면서 자금줄이 더욱 막혀버렸으며 결국 국제종건의 부도와 그룹의 화의신청으로 이어지는 비운을 맞게 된 것이다. 극동은 대부분 건설업체들이 하는 상가 오피스텔분양에도 나서지 않는 것은 물론 해외부채가 없는 보수적인 경영으로 그동안 견실한 사업구조를 다져왔다. 극동건설의 미분양주택은 1백32가구로 업계에서 가장 적은 편이고 초기자금부담이 적은 정부발주공사 수주에 주력, 지난해 예상매출액이 6천2백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0%가까이 신장했다. 그러나 96년 인도네시아 도로공사에서의 적자와 아파트건축원가상승에 따른 수익성악화로 3백10억여원의 경상적자가 발생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데 이어 동서증권과 국제종합건설 2개사에서만 모두 7백억원규모의 경상적자를 기록, 그룹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에따라 극동건설그룹은 지난해 12월 모기업인 극동건설을 제외한 9개 계열사를 매각하고, 1천7백억원 상당의 충무로 극동빌딩 등 총 6천1백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처분키로 하는등 비상경영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악의 경기침체로 이들 계열사와 부동산이 처분되지 않고 오히려 고객 예탁금 인출사태로 동서증권이 부도를 맞으면서 결국 그룹전체의 좌초로 이어졌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