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개혁] '새정부, 대기업 개혁 수위는...'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측이 연일 대기업개혁을 다그치고 있다. 김당선자가 지난 20일 일부 대기업의 구조조정안이 미흡하다며 추가조치를 촉구하고 나서자 21일에는 당지도위가 이를 결의하는 형식으로 힘을 실어줬다. 김당선자는 이날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 박태준 총재와 회동한뒤 "신정부는 대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대해 앞으로 절대 등한히 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합의했다"고 대변인을 통해 발표하는 등 압박강도를 더욱 높였다. 김당선자측이 왜 이처럼 세게 나갈까. 김당선자측은 무엇보다도 개별대기업을 뛰어넘는 구조조정을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대기업구조개혁문제가 단순히 개별대기업의 경영상의 조정으로 해결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영능력이나 기업의 범위를 축소하기보다는 기업간 빅딜(사업교환)을 통해야 경제를 살려 나갈 수 있고 국민도 이에 감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은 이와관련,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수준을훨씬 넘어서는 구조개혁안이 나와야 국민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더 크게 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당선자측은 또 노동자를 달래고 국민의 믿음을 얻는 자발적인 성의표시가있다면 금상첨화라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기업주들이 사재를 내놓는 것은 노동자들의 고통분담을 유도하고 잃었던 신뢰를 되찾는 길이라는 지적이다. 김당선자측에서는 기업주들이 사재를 내놓든지, 아니면 기업총수 자리에서 물러나든지 양자택일을 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초강경론마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의장은 "기업주의 재산을 그냥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라 사재가 있다면 증자 채권매입 기증 등의 방법으로 소유기업의 자금 숨통을 터주는게 옳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당선자측은 이와함께 대기업들이 김당선자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해 주길 바라고 있다. 역대정권들의 "대기업 길들이기" 차원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김당선자측은 실제로 대기업들이 역대정권하에서 정치권의 압력에 대처했던방식을 되풀이하면서 구색만 갖추려 하고 있다며 답답해 하고 있다. 이와관련, 대기업들이 정부가 마련한 개혁조치를 자신들의 개혁안으로 미화했거나 포장했다는게 김당선자측의 시각이다. 일례로 결합재무제표 상호지급보증해소 등은 대기업들의 수용여부를 떠나 김당선자측이 입법조치를 통해 강제하려는 사항으로 정부의 개혁조치에 해당되고 일부 사업유보는 개혁이 아니라 현 여건상 불가능한 사업일뿐이며 대기업들이 수지가 안맞는 부분, 적자가 나는 부분을 잘라 내겠다고 한 것은자신들의 부담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반개혁적 발상이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김당선자의 "민주적 시장경제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만 돼있어도 그처럼 무성의한 개혁안은 내놓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