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라크, 긴장속 군사 동원령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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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군사행동 개시를 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인들이 미국의 공격에 대비한 전국민 동원령속에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대규모로 응소하고 있어 양측간 고조된 긴장이 일촉즉발의 군사 대결 양상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미국은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단의 활동을 끝내 봉쇄하는 경우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리고 동맹국들이 이에 대비하도록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지난 24일 최고위급 군사, 안보 보좌관들과 90분간 회담한 뒤 동맹국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거는 등 이라크에 대한 연합전선 구축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행정부 관리들과 관측통들은 25일 미국이 이라크의 유엔 무기사찰방해에 인내심을 잃기 시작함에 따라 군사 개입이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지도 이날 미 최고위급 정부 관리들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유엔 무기사찰단의 활동을 완전 허용하지 않으면 오는 30일부터 초읽기에 돌입해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 미국가안보회의 관리의 말을 인용, "마지막 외교 노력을 기울인 뒤 최후통첩을 하고 그 다음에는 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면서 군사행동 초읽기는 회교 금식월인 라마단이 끝나는 오는 30일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지난 24일 회의를 갖고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유엔 결의안을 절대 이행하지 않을 것이며 이라크의 생.화학 및 핵무기 제조 잠재력을 파괴하기 위해 미사일 공격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지는 장관급도 포함돼 있는 이들 관리들이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이라크 군사행동을 이용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통스럽게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라크인들은 25일 미국의 군사 공격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고 영국 항공모함 한척이 걸프수역 주둔 미군 타격대에 합류한 것과 때를 같이해 무리를 지어 군사훈련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집권 바트당 기관지 아트 타우라지는 "이라크의 남성과 여성들이 오는 2월1일시한인 지원에 앞서 미국의 군사 공격에 대비한 군사훈련의 참가를 신청하고 있다면서 "많은 이라크인들이 군사훈련에 등록하기 위해 바그다드와 각 주의 집권당 사무실에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유엔 무기사찰단에 6개월간의 사찰 시한을 허용하겠다고 위협한 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군사훈련에 소집하기 위해 지난 17일 동원령을 내렸다. 아트 타우라는 또 미국이 클린턴 대통령을 침몰시키고 있는 섹스 스캔들로부터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군사공격에 대비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미행정부는 이라크에 대한 격렬한 허위선전을 전개함으로써일방적인 군사작전을 수용하도록 국제여론을 환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