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면톱] IMF이후 땡처리업체 '우후죽순'..전국에 1천여개

IMF(국제통화기금)한파가 밀어닥친 지난해 12월 이후 옷 등을 정상가격의 10%-20% 수준으로 판매하는 "땡처리업체"(초저가할인판매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의류업체들의 잇단 부도와 판매부진에 따른 재고누증, 소비자들의 저가제품 선호경향등과 맞물려 땡처리업체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땡처리업체는 지난해 상반기만해도 전국적으로 3백여개에 불과했으나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신청 이후 급격히 증가,지금은 1천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의류유통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땡처리업체들은 저가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을 겨냥,빈사무실이나 주차장 등을 빌려 행사장으로 사용하던데서 벗어나 백화점매장을 장기 임대해 장사를 할 정도로 규모도 확대됐다. 특히 20-30개의 대형 땡처리업체들은 공동마케팅 공동구매 등을 통한 경쟁력제고를 위해 조합결성까지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품목의 다양화 =땡처리업체들은 부도난 업체나 자금난이 어려운 업체로부터 재고품이나 신상품을 대량으로 정상가의 5-15%가량에 구입,여기에 5-10%가량의 마진을 붙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정가판매 -> 바겐세일 -> 균일가판매등을 거치고도 팔리지않은 철지난 상품이 땡으로 처리되는게 일반적이나 지난해 12월부터는 신상품도 크게 늘었다. 부도난 업체들이 재고상품 신상품 구분없이 헐값으로 땡처리업체에 헐값으로 넘기고있는데다 부도나지 않은 업체중에서도 상당수가 급전마련을 위해 신상품을 땡처리업체에 판매하기 때문. 신상품은 땡시장에서 정상가의 20% 수준으로 판매된다. 땡처리업체인 나산패션파트의 주진홍(주진홍)실장은 "인건비 물류비등 각종 경비를 감안하면 현재 정상가의 10%수준인 판매가는 더이상 낮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땡처리업체들은 또 소비자들을 최대한 끌어들이기 위해 의류 외에 가전이나 패션잡화 등으로 상품구색을 확대하고 있다. 예컨데 현재 진로 아크리스백화점에서 열리고 있는 땡처리행사의 경우엔 주방용품까지 준비해놓고 있을 정도다. 규모의 다양화 =땡처리업체들은 대부분 자체 매장을 갖고 있지않다. 따라서 빈사무실등을 빌려 행사장으로 사용하는데 올들어서는 체육관이나 아크리스 뉴코아등과 같은 백화점 매장까지 행사장으로 임대할만큼 규모가 켜졌다. 행사지역도 서울및 수도권 위주에서 지방의 중소도시로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행사기간은 한달가량 지속되는 경우도 있긴하나 대부분 5-10일. 단기간에 물건을 팔아치운 뒤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 땡처리업자들은 남대문 동대문등 재래시장에서 오래동안 옷장사를 해봐 의류의 제조 유통과정을 상세히 알고있는 사람들이다. 의류업체에서 독립해 나온 전문땡처리업자도 적지않다. 땡처리업자들은 물품구입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을정도로 자금력도 풍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