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논단] 벤처정책 새로운 접근방식 필요하다 .. 유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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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나 경쟁력 제고의 방법에 대해선 논란이 분분하다.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인이 과거와 많이 달라진 탓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열심히 일하거나 같은 물건을 경쟁국에 비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도 경쟁력이었다. 이제 세계화시대를 맞아 상황이 달라졌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아이디어가 있는 상품이 팔리는 시대가 됐다. 국제경쟁력을 가지려면 소비자의 눈길을 끌수있는 특별한 상품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중후장대형 산업보다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재빨리 변신할수 있는 기술.아이디어 집약형 산업이 중요해지게 됐다. 신정부가 산업구조를 중소.벤처기업 중심형으로 전환하려는 것도 바로 이런 점을 고려한 때문일 것이다. 벤처산업을 육성해서 기존 산업의 성장둔화와 경쟁력 약화를 극복하겠다는계산이다. 벤처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선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벤처기업은 모험적인 기업가와 신기술, 벤처캐피털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가능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따라서 정부정책의 초점은 이러한 요소들이 제기능을 발휘할수 있는 시장환경을 조성하는데 맞춰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한해 창업 기업수는 2만여개로 미국의 2%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 기업중에서 고급 기술지식을 토대로 창업되는 고부가가치형 벤처기업의 수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특히 문제되는 것이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의 기술은 기초기술의 성격이 강하다.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의 대부분은 대기업에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따라서 벤처기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대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중 핵심 영역이 아닌 부분은 벤처기업의 형태로 과감히 독립(스핀오프)시켜야 한다. 기업도 노력해야 하지만 정부가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유도할 때 인센티브를주는 식으로 이를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다. 또 과거 유능한 기술인력은 대부분 연구소 대기업 등에서 경력을 쌓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제 달라지고 있다. 벤처창업 바람과 정리해고 허용 영향으로 대기업 기술인력중 상당수가 창업 또는 벤처기업으로 전직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스톡옵션제등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이같은 유인책이 될수있을 것이다. IMF 한파이후 움츠려든 벤처캐피털도 활기를 띨수있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상당수 벤처캐피털회사들이 투자조합 결성부진에다 국내 경제위기로 모험투자를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 출자자에 과감한 세제혜택을 주는등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경쟁력을 높일수 있는 방안들이 나와야 한다. 이밖에도 투자정보 부족, 투자자본 회수의 어려움등 해결과제가 적지않다. 정부는 생산기술연구원등 산하기관을 통해 투자정보 제공기능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기관이 전면에 나서기보다 민간차원에서 투명한 투자정보 제공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또 투자금 회수가 원활해지려면 자본시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2천여개의 벤처기업중 상장된 회사는 35개사에 불과하다. 코스닥 등록 벤처기업수도 고작 96개사이다. 따라서 자본회수 기간을 단축시킬수 있도록 코스닥시장의 확충과 M&A(인수합병)시장 활성화등 자본회수 경로의 다원화가 시급하다. 결국 성공적인 벤처육성을 위해선 기술 인력 자금과 더불어 벤처지원 인프라의 구축이 긴요하다고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