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면톱] 일본경기 내수부진으로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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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경식 특파원] 일본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소비 생산 고용 투자등 경기지표들이 하나같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소비세율과 사회보장비인상등의 여파로 내수경기를 좌우하는 소비가 갈수록위축되고 있다. 경기를 떠받쳐온 설비투자도 올해에는 4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기초소재의 재고도 산더미처럼 계속 늘어가고 있다. 금융도태에 따른 은행 증권등의 잇딴 대형도산으로 실업자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같은 바닥경기로 인해 98년3월결산 상장기업의 경상이익이 전년도에 비해2.2% 줄어들 전망이다. 경상이익이 감소하는 것도 4년만이다. 소미부진->생산부진->투자감소->실적부진->고용감축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일본경제가 추락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경기를 이처럼 곤두박질치게 만든 최대의 원인은 바로 소비부진이다. 지난 1월중 소매업판매실적(통산성의 상업판매통계속보기준)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6% 줄어들었다. 백화점판매액도 2.2% 줄었다. 1월중에 바겐세일을 앞당겨 실시했는데도 이처럼 부진한 실적을 내고 만것이다. 슈퍼마켓쪽은 더욱 부진하다. 슈퍼업계의 1월중판매액은 3.5% 감소됐다. 이같은 부진으로 최대수퍼체인이 다이에와 세이유가 상장이래 첫 적자를 내고 말았다. 기업의 설비투자분위기도 얼어붙었다. 민간기업들의 올 설비투자(니혼게이자이 신문의 1천6백43개사 대상 조사기준)는 지난해보다 3.3% 줄어들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전기 자동차 통신분야가 4%대의 감소로 반전해 특히 부진할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기업의 설비투자 마인드도 크게 움츠러들고 있다. 지난해 11~12월의 기계수주실적(경제기획청발표 계절조정치 선박전력 제외)은 전기에 비해 3.9% 감소했다. 당초 8.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의 기계수주액 또한 11월에 비해 1.7%,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무려 8.9%나 줄어들었다. 소비 투자감소에 따른 이같은 수요부진으로 인행 생산쪽도 연쇄 타격을받고 있다. 1월중 광공업생산지수(통산성 발표 계절조정치 기준)는 전년동기에 비해 3.3%가 줄어들었다. 재고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월중 광공업재고지수는 전월에 비해 무려 5.5%나 증가했다. 자동차전기업계의 대폭적인 생산감축의 여파로 철강 화학 등 소재산업의 재고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고용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1월중 남자의 완전실업률(총무청 발표 계절조정치 기준)은 3.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 증권회사의 잇단 파산에 따른 실적에다 감량경영을 위한 정규사원의 감축 등으로 고용빅뱅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경기는 경기후퇴기에 실시된 소비세인상 등 수요억제정책으로 인해 구조적인 불황의 늪으로 계속 빠져들고 있다. "사쿠라가 필때쯤(3월말~4월초)이면 회복될것"(오미 고지 경제기획청장관)이라는 정부측의 설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2조엔규모의 특별감세의 항구화, 공공사업을 위한 대형재정지출 등 획기적인 내수확대책을 실시하지 않고는 경기를 되살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