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또 '파행' .. 총무회담, 총리인준 절충 실패

한나라당 단독으로 소집된 제1백90회 임시국회는 첫날부터 파행을 면치못했다. 여야 3당은 6일 국회에서 김수한 국회의장 주선으로 오찬을 겸한 3당총무회담을 열어 의사일정과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 등을 협의했으나 의견절충에 실패했다. 김의장도 한나라당이 단독 소집한 임시국회에서 총무간에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으면 사회를 보지 않겠다고 버텼다. 결국 이날 소집된 국회는 자동유회됐다. 물론 팽팽한 여야대립은 김종필 총리임명동의안 처리문제때문이다. 이날 회담에서 국민회의 한화갑 총무대행, 자민련 구천서 총무는 지난 2일 실시된 김종필 총리임명동의안 표결이 원천무효이므로 재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상득 총무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되다 중단된 투표절차를 매듭짓기 위해 투표함을 개봉해 개표하거나 여당의원들이 모두 투표를 마쳐야 한다고 맞섰다. 어느쪽에서도 후퇴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여야 양측에서 강경대응을 주장하는 목소리만 더 커지고 있다. 총무회담이 결렬된직후 여야는 각기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원들은 정계개편론을 강도높게 제기했다. "여소야대 상황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깨야 한다" "4.11총선결과를 원상회복시키자" "한나라당에도 양식있는 의원들이 있는데 지금 공황심리에 사로잡힌 일부 세력에 눌려 소리를 못내고 있다" 한마디로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한나라당의원들도 전선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총리서리체제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김총리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여권이 제기하고 있는 "북풍공작"수사가 한나라당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말께부터는 여야간에 타협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총리인준문제에 매달려 추경예산안 등 민생현안을 외면했다가는 여론이 악화될게 분명하기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분리처리론도 제기되고 있다. 민생현안은 민생현안대로, 인준안은 인준안대로 풀어보자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