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213) 분위기가 실력을 증명한다

얼마전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다. 같은 싱글핸디캡골퍼라도 "분위기에 따라" 그 수준이 천차만별로 나눠진다는 것. 싱글핸디캡 정도가 되면 스윙을 논할 필요는 없다. 보기에 좋건 나쁘건 그들은 나름대로의 "터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진정한 싱글핸디캡골퍼가 되려면 그에 걸맞는 "분위기"가 있어야 하고 특히 70대초반스코어를 유지하는 로핸디캡골퍼는 필히 스윙과 분위기가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얘기였다. 분위기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파3홀에서 티샷을 했는데 볼이 그린을 벗어났다. 그때 "왜 볼이 안 올라갔지? 도대체 뭐가 잘못된거야"하는 등 속상해하면 그 골퍼는 싱글이더라도 자주 80타를 넘는 수준이라고. 그런 경우 로핸디캡골퍼쯤 되면 "음, 가서 붙여야 겠군"하면서 유유히 그린을 향한다. 스윙자체에서 풍기는 분위기도 중요하다.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는 스윙이더라도 남이 보기에 어딘가 힘이 들어가고 만들어 치는 느낌이 있으면 로핸디캡골프가 힘들다. 폼이 어떻건간에 스윙에 급함이 없이 그저 툭툭치는 인상이 풍기면 그 사람의 스코어는 결코 80을 넘지 않을 것이다. 로 핸디캡골퍼는 결코 안타까워하는 분위기가 없다. 그들은 더블보기를 하나 하더라도 그 미스샷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음,버디 두개를 잡아 까야겠군"식으로 미래를 믿는다. 골퍼들에게서 느낄수 있는 분위기. 그 분위기는 사실 스윙보다 더 확실성이 있는 실력이다. 분위기가 싱글이면 그의 스코어도 일관성있게 싱글이지만 분위기가 보기플레이어급이면 스코어도 기복이 있게 마련이다. 골퍼들은 자신의 "골프 분위기"를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