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I면톱] "한국 부동산시장 국제비자금 조성 소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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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 시장이 국제비자금 조성지로 활용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번 사건은 한국 부동산시장이 외국인 투자자에 전면개방된 가운데 처음으로 발생한 것으로 주목된다. 서울지검 외사부(구본성 부장검사)는 26일 국내진출한 외국계 기업인 C사의 고문인 헥터 파인스(45)씨가 국내조직과 짜고 부동산 매입가격을 과다계상하는 방법으로 3백40억원의 자금을 조성, 국내 환치기조직을 통해 스위스은행으로 밀반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미 출국한 헥터파인스씨를 기소중지하고 수수료를 받고 환치기를 해준 김기선(44)씨 등 국내인 3명을 외국환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C사의 국내영업부지의 매입중개건을 따낸 헥터파인스씨는 시가 1천2백억원짜리 부동산을 1천5백40억원으로 과다계상, 그 차액을 빼돌린 혐의다. 검찰조사결과 헥터씨는 밀반출을 위해 마카오 호텔 카지노를 운영하던 김씨에게 송금액의 5%를 수수료로 주는 조건으로 송금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헥터씨가 조성한 3백40억원을 국내로 들어오는 홍콩 대만등지의 보따리상인들이 물건구입비로 사용토록 한 뒤 미리 개설해둔 홍콩은행계좌로 이 돈을 입금하는 방법으로 돈을 되받아 스위스은행으로 재송금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들 보따리상들은 김씨의 부탁을 받은 대만인 화교 이덕붕(31.구속)씨가 동원했으며 이씨는 이 과정에서 김씨로부터 수수료명목으로 송금액의 2%를 받아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그러나 이 과정에서 C사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헥터파인스에 대한 수사를 하지 못해 밝혀내지 못했으며 헥터가 재입국할 경우 추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