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앵글] 일본 감량경영 한파 상담역 '좌불안석'

"사장위에서 군림하는 상담역은 더 이상 필요없다". 사장과 회장을 거친 원로이면서도 회사의 간판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일본대기업의 상담역들이 요즘 회사눈치 살피기에 급급하다. 경기부진에 따른 감량경영의 회오리가 마침내 최고원로인 상담역으로 까지 번지고 말았다. "도쿄지검특수부와 상담역이 기업을 통치한다"는 종래의 일본 기업구조에 개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젠닛쿠(전 일본공수)는 경영합리화를 위해 4월부터 상담역을 없앴다. 젠닛쿠는 작년 봄 후임사장 선임을 둘러싼 내분으로 와카사 명예회장(83)과미우라 회장(72), 후카쓰 세이지 사장을 상담역으로 일선에서 퇴진시켰었다. 젠닛쿠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역할을 해온 상담역폐지에 맞춰 사장에 대해서도 "3연임.66세 재임금지"원칙을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다. 신일본제철도 옥상옥조직이라는 비판이 일어나고 있는 상담역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5년임기제를 도입키로 했다. 은행들도 감량경영 차원에서 일제히 상담역제도에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니혼고교은행은 4월초에 나카야마 특별고문과 나카무라 상담역(75)을 퇴진시킬 예정이다. 사쿠라은행도 고야마 상담역 명예회장(89)을 퇴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책임의 소재가 불투명한 일본식 경영구조의 하나인 상담역통치제도가 사라질 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것 같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