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불리기 파트너 구함"..일본-독일 금융계 시티그룹 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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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금융기관 시티그룹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유럽과 일본의 금융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서둘러 합병 파트너를 찾아 나섰다. 일본 금융기관들은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를 맞고 있어 초조한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올 여름 완료되는 스위스 UBS와 SBS은행간의 합병으로 유럽 최대, 세계 제2위 은행의 지위를 잃게된다. 도이체방크의 자산(97년기준)은 5천5백억달러. UBS.SBS는 6천1백50억달러, 세계 최대은행인 일본 도쿄미쓰비시은행은 6천5백억달러이며 앞으로 생겨날 시티그룹은 7천억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세계2위에서 4위로, 유럽1위에서 2위로 밀리게된 도이체방크는 더이상 합병문제를 미룰 수 없게 됐다. 현재 가장 유력한 파트너는 프랑스 보험그룹인 AXA. AXA는 도이체방크가 원하는 유형의 영업망을 자국내에 갖추고 있으며 미국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또다른 합병 파트너로는 세계 12위(96년말기준)은행인 크레디스위스와 미국의 투자회사인 JP모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디터 하인은 "경쟁사들이 커질수록 고객은 줄어든다"며 시티그룹의 출현으로 도이체방크 등 유럽계 은행들의 짝짓기가 앞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금융계도 당황하는 빛이 역력하다. 야마이치증권의 도산으로 상징되는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미 일본의 소매금융시장은 시티코프의 계열인 시티은행에 의해 크게 잠식당해 왔다. 시티는 합병을 계기로 일본 대기업들을 상대로 투자금융영업을 더욱 활발하게 벌일 것이 분명하다. 가만히 있다가는 당한다는 위기감이 일본 금융계에 확산되고 있다. 키시 사토루 도쿄미쓰비시 은행장은 "시티의 합병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며 일본 금융계의 반응을 한마디로 대변했다. 또다른 은행장은 "그들(시티그룹)이 일본에 들어오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적수와 겨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시중은행들도 합병이나 영업다변화를 통해 대응책을 모색해야하며 그런 압력은 갈수록 가중되리라는 것이 시장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