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권 핵심브레인 2인 '강연대결'..김원길의장-김태동수석

새정권의 핵심 경제 브레인인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과 청와대 김태동경제수석이 28일 한자리에서 나란히 "강연대결"을 벌였다. 두 사람이 이날 당 경제대책위원회(위원장 김명규의원) 주관으로 열린 "연수회"에서 경제특강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은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 선후배 사이(김 의장이 5년 선배)로 새정부 출범 전부터 김대중대통령의 경제자문역을 해온 친밀한 관계지만 같은 장소에서 강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새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금융기관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위해 강도높은 기업의 구조조정 민간주도의 경제체제 확립 지속적인 외자유치 노력 등을 세부 실천과제로 제시했다. 김 의장은 특히 실물경제를 두루 섭렵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기업의 구조조정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알기쉬운 논리와 분명한어조로 설명함으로써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김 의장은 특히 "현 정부의 경제개혁 속도는 결코 늦지 않으며 지지부진하지도 않다"며 "6월이 되면 민간부분의 구조조정이 상당부분 가시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수석은 마치 대학강단에서 경제원론 강의를 하는 것처럼 "강의조"로 일관한데다 강연의 상당 부분을 외환위기의 원인과 김 대통령의 외환위기극복 노력을 소개하는데 할애해 다소 지루한 느낌을 주었다. 이 때문에 일부 참석자들은 "신문 사설을 듣는 기분"이라며 "마치 대학 강의실에 와있는 것 같다"며 강연도중 퇴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연수회는 조세형 총재권한대행과 정균환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행사도중 지역구 행사 등을 이유로 빠져 나가 다소 맥이 풀린 모습이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9일자 ).